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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중국으로 간다" 한국 베이커리, 중국에 깃발 꽂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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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파리바게뜨가 중국에 여섯 번째 공장을 세웠다. 한국 외식 기업이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 과감한 투자를 했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중국 톈진에 'SPC 톈진공장'을 준공했다고 28일 밝혔다. SPC의 12개 해외 생산시설 중 가장 큰 규모로 빵·케이크뿐만 아니라 가공 채소·소스 등 390여 개 품목을 생산할 수 있다. 또 내년부터 '휴면 반죽(초저온으로 발효를 차단해 장기 보관이 가능한 반죽)'을 생산을 가동해 중국 전역에 공급할 계획이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중국은 베이커리 시장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톈진을 기반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중국에서도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겠다"고 말했다.

SPC 중국 톈진공장. [사진 SPC]

SPC 중국 톈진공장. [사진 SPC]

2016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여파로 한국 외식기업은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롯데마트 중국 철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파리바게뜨에 앞서 2005년 중국에 진출한 뚜레쥬르도 매장 증가 속도가 주춤했다. 그러나 뜌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 중국법인은 지난해 상하이 인근 핑후에 네번째 공장을 세웠다. 3만8000㎡ 규모의 핑후공장은 중국 내 500여 점에 납품이 가능한 수준이다.

베이커리 시장점유율 1·2위인 파리바게뜨·뚜레쥬르가 중국에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중국 시장의 잠재력 때문이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베이커리 시장은 약 44조원으로 2014년(32조원)보다 37% 성장했다. 반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제빵 프랜차이즈는 같은 기간 16% 성장하는 데 그쳤다. 또 중국 베이커리 시장은 '동네빵집'이 80% 이상을 차지해 프랜차이즈의 성장 가능성은 크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각각 중국에 301개, 170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SPC 중국법인 매출은 2017년 기준 1766억원으로 2013년(1235억원)보다 43% 성장했다.

파리바게뜨·뚜레쥬르는 중국의 ‘지우링허우(九零後, 90년대생)’ 등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하고 있다. 이들은 개별관광으로 한국을 찾는 계층이기도 하다. 실제 성수동·익선동 등 서울의 주요 상권의 유명 베이커리에는 소문을 듣고 온 찾아온 젊은 중국 여행객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일본 등 젊은 여행자들은 한국의 예쁜 베이커리를 필수 코스로 찾는다"며 "한국의 젊은 층이 선호하는 곳을 가보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프랜차이즈 카페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사드로 인한 어려움만 해소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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