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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때문? 맥그리거의 은퇴 미스터리

중앙일보

입력

종합격투기 UFC의 수퍼스타 코너 맥그리거(31·아일랜드)가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오는 7월 복귀를 준비하고 있던 맥그리거로서는 매우 전격적인 은퇴 발표였다.

맥그리거 트위터

맥그리거 트위터

은퇴 선언의 배경을 놓고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7일(한국시간) '맥그리거가 지난 1월 아일랜드 호텔에 묵는 도중 성폭행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경찰 측은 수사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뉴욕타임스는 수사 대상자가 맥그리거라고 특정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맥그리거는 곧 기소될 것으로 알려졌다. 맥그리거는 여론의 비난을 완화하기 위해 종합격투기 은퇴라는 카드를 선제적으로 꺼낸 것으로 보인다. 맥그리거는 지난 12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호텔에서 사진 촬영을 요구하는 팬의 휴대폰을 망가뜨려 체포됐다가 풀려난 바도 있다.

맥그리거는 지난해 10월 하빕 누르마고메도프(러시아)와의 UFC 라이트급 타이틀전에서 서브미션패 했다. 이전까지 페더급의 최강자 조제 알도를 13초 만에 쓰러뜨리고, 라이트급 챔피언전에서 에디 알바레즈까지 KO로 이긴 맥그리거로서는 충격적인 패배였다.

코너 맥그리거(왼쪽) 지난해 하빕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에게 도전했다가 서브미션으로 패했다. [연합뉴스]

코너 맥그리거(왼쪽) 지난해 하빕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에게 도전했다가 서브미션으로 패했다. [연합뉴스]

맥그리거는 누르마고메도프와 경기 직후 집단 난투극을 벌여 출전정지 징계 중이다.  징계가 풀리는 7월 UFC 복귀를 예정하고 있었다. 맥그리거는 불과 이틀 전 맥그리거는 'BJPenn'과의 인터뷰에서 “조제 알도, 맥스 할로웨이, 더스틴 포이리 등 누구와도 싸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랬던 그가 지난 26일 트위터를 통해 은퇴를 선언한 것이다.

'악명 높은(Notorious)'이라는 별명을 가진 맥그리거가 은퇴를 선언한 게 처음은 아니다.  2016년 네이트 디아즈와의 2차전에 앞서서도 트위터에 "은퇴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에는 파이트 머니 등 협상을 위해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와 힘겨루기를 한 것이다. 당시 맥그리거는 은퇴를 번복하고 옥타곤으로 돌아와 디아즈를 판정으로 이겼다.

이번엔 좀 다르다. 맥그리거는 은퇴를 선언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의 돈을 벌었다. 2017년 8월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복싱을 벌여 TKO패를 했지만 1억 달러(약 113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게다가 지난해 론칭한 위스키 사업도 잘 되고 있다. 여기에 여러 스캔들까지 겹치자 사업에만 전념하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맥그리거(왼쪽)은 2017년 복싱 천재 플로이드 메이웨도와 경기를 벌여 1억 달럴르 벌었다. [연합뉴스]

맥그리거(왼쪽)은 2017년 복싱 천재 플로이드 메이웨도와 경기를 벌여 1억 달럴르 벌었다. [연합뉴스]

맥그리거의 은퇴 소식을 접한 화이트 대표는 "나 같아도 은퇴했을 것이다. 그는 종합격투기에서 엄청난 업적을 남겼다. 옥타곤 밖에서도 성공적인 삶을 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사실상 은퇴를 축하한 것이다.

3년 전 맥그리거도 그랬고,  수많은 파이터들이 은퇴를 선언했다가 돌아왔다. 돈이 떨어진 이유도 있었고, 싸움이 그리워서이기도 했다. 맥그리거의 진심은 뭘까. 그를 "마케팅에만 강한 거품 파이터"라고 비난하는 팬들도, "재밌는 경기를 만드는 타격가"라고 칭찬하는 팬들도 모두 그의 진의를 궁금해 하고 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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