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가격 32% 내렸는데, 밀가루 가격은 10%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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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국제 곡물 가격 하락이 최종소비자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8년간 국제 곡물 가격 추이를 한국 수입가격, 1차 가공식품 가격과 비교 분석해 내린 결론이다.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제 소맥(밀) 가격은 지난 2011년보다 30% 하락했지만, 1차 가공식품인 밀가루 출고 가격은 14% 하락에 그쳤다. 최종 소비자가격은 오히려 10% 상승했다.

설탕을 만드는 국제 원당 가격도 같은 기간 55% 하락했지만, 1차 가공식품인 설탕 출고 가격은 34% 내렸으며, 소비자가격은 3% 하락했다. 또 같은 기간 국제 대두(콩) 가격은 28% 하락했지만, 가공식품인 콩기름·식용유 등 소비자가격은 3% 하락에 그쳤다.

물가감시센터는 "국제 곡물가 하락이 최종 소비자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다. 소비자는 원재료 가격하락에 대한 혜택을 거의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맥을 원료로 가공식품을 만드는 식품회사의 매출원가율은 낮아졌다. 반면 영업이익률은 올랐다"며 "합리적 가격을 통해 기업의 이익이 소비자 후생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식품회사 관계자는 "라면의 경우 밀 차지하는 비중이 20% 정도"라며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더라도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이 올라 가격을 인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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