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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사진에 낙서한게 중죄?···SNS번진 학생 석방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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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캡처]

[트위터 캡처]

아프리카 부룬디에서 대통령 사진에 낙서했다가 중형을 받을 위기에 처한 10대 여학생들을 석방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부룬디 사법당국은 지난 21일 대통령 사진에 낙서한 혐의로 각각 15, 16, 17세의 여학생 3명을 체포해 '국가원수 모독 혐의'로 기소했다. 소녀들은 최장 5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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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는 피에르 은쿠룬지자 부룬디 대통령의 얼굴에 우스꽝스러운 낙서를 그린 사진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사진에는 '#우리 여학생을 석방하라'(FreeOurGirls)는 해시태그가 붙었다.

이같은 움직임은 낙서한 여학생들을 처벌하려는 당국을 조롱하고 석방을 촉구하는 의도가 담겨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10대 여학생 세 명이 낙서만으로 구속될 이유는 없다"며 "교과서가 훼손되는 건 학교에서 처리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구속된 한 여학생의 아버지는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에 여학생들이 너무 겁에 질려 밥도 먹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HRW는 부룬디 정부에 여학생들을 당장 풀어주고 군대에 의한 심각한 인권 유린이나 단속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부룬디에서는 지난 2016년에도 학생 여러 명이 교과서에 실린 은쿠룬지자 대통령 사진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받았고 수백명이 퇴학 처분을 받았다.

부룬디는 2017년 10월 국제형사재판소(ICC)를 탈퇴한 데 이어 최근에는 유엔 인권사무소를 폐쇄하면서 인권을 존중하라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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