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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월 10만~20만원 ‘학교 밖 청소년 교육수당’ 논란 속 시행

중앙일보

입력

서울시교육청은 3월부터 만9~18세 학교 밖 청소년에게 월 10만~20만 원씩 교육기본수당을 지급한다. 서울 관악구 친구랑에서 청소년이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은 3월부터 만9~18세 학교 밖 청소년에게 월 10만~20만 원씩 교육기본수당을 지급한다. 서울 관악구 친구랑에서 청소년이 인터넷 강의를 듣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이 ‘학교 밖 청소년’들의 학습지원을 위해 올해부터 ‘교육참여수당’을 1인당 월 10만~20만원씩 연간 120만~240만원을 지급한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학업을 이어가고, 사회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돕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영수증 제출 등을 통해 수당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확인하는 게 아니라 학생에게 셀프보고서를 제출하게 해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만 9~18세에 연간 120만~240만원 지급 #도움센터 등록 2개월 간 출석률 70% 대상 #영수증 대신 셀프보고서 제출하게 해 논란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달부터 서울지역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교육참여수당을 지급한다고 26일 밝혔다. 시교육청이 지난해 10월 ‘학교 밖 청소년의 학습지원을 위한 교육기본수당 지급안’을 마련한 후,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 협의와 조례 제정 등의 절차를 거쳐 올해부터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올해 최대 500명의 학생에게 교육지급수당을 지원하는 게 목표다.

서울시교육청이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교육기본수당까지 주면서 지원하는 것은 방치된 학교 밖 청소년들을 제도권 내로 끌어들이는 게 목적이다. 지난 201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우리나라 학생 1인당 연간 공교육비는 초등학생 약 840만원, 중학생 약 778만원, 고등학생 약 1011만원인데, 학교 밖 청소년들은 이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월부터 만9~18세 학교 밖 청소년에게 월 10만~20만 원씩 교육기본수당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월부터 만9~18세 학교 밖 청소년에게 월 10만~20만 원씩 교육기본수당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뉴스1]

교육참여수당의 첫 지원을 받는 학교 밖 청소년은 모두 41명이다. 초등학교 단계 4명, 중학교 단계 4명, 고등학교 단계 33명이다. 시교육청은 27일 오전 교육청 내에 있는 학교 밖 청소년 도움센터 ‘친구랑’에서 이들에게 교육참여수당 지급식을 실시한다.

교육참여수당은 서울시교육청학교밖청소년도움센터 ‘친구랑’에 등록한 만 9~18세가 대상이다. 친구랑에 2개월 이상 등록해 주2회 기준으로 월 70% 이상을 출석한 학생은 수당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친구랑은 서울지역에 시교육청 외 관악·고덕·노원·마포·영등포 등에 있고, 학교 밖 청소년 320명이 등록돼 있다. 하지만 3월 기준 지급 요건에 해당하는 학생은 41명뿐이었다.

수당은 학령기를 기준으로 초등학교 단계는 월 10만원, 중학교 단계는 월 15만원, 고등학교 단계는 월 20만원씩 지급한다. 학생들은 이 비용을 평생학습 관련 교육비, 진로개발을 위한 문화 체험비, 교통비·식비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학생들의 개인 통장에 현금으로 입금하겠다는 당초 계획과 달리 초중학교 단계는 청소년증 교통카드에, 고등학교 단계는 클린카드 기능이 탑재된 현금인출 제한 체크카드에 지급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와 신설사회보장제도 협의과정에서의 권고사항을 반영한 것”이라며 “당초 수당이 유흥비 등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는데, 지급방식이 바뀌면서 그럴 가능성이 줄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사례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사전에 수당 사용 계획서를 제출하고 사후에 사용처와 사용 내용 등을 스스로 평가해 보고서를 제출하게 할 계획이다. 하지만 영수증 제출 등을 통해 수당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확인하는 게 아니라 학생에게 셀프보고서를 제출하게 하는 것이라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여성가족부에서 진행하는 학교 밖 청소년 대상 현금 지원 사업도 따로 영수증을 제출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학생 스스로 수당 사용 계획을 세우고 평가하다 보면 경제적 개념과 자립심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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