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시장」쟁탈전 본격 돌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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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정부는 29일 산정번에서 자동차·선박용 디젤엔진·중전기기·합금철등 4개업종에 대한산업합리화기간을 6월말로 종료키로 확정, 이들 업종은 본격적인 자유경쟁시대에 돌입하게 된다. 중복·과잉투자와 이에 따른 과당경쟁을 막기 위해 정부는 86년7월부터 자동차, 선박엔진, 중전기, 직물·염색가공업등 8개업종을 합리화업종으로 지정, 신규참여를 제한해왔다.
이중 건설중장비와 염색가공은 지난해 6월과 12월 각각 제한이 해제됐고 자동차등 4개업종은 오는 7월l일부터 제한이 해제돼 그동안 참여하지 못했던 국내기업들은 물론 외국기업까지 적극 뛰어들 태세여서 불꽃튀는 경쟁이 예상된다.
그러나 직물제조업의 경우는 92년까지 3년간 연장키로 했고 87년12월 지정된 비료업은 90년11월 해제된다.
이번에 신규참여가 허용됨으로써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자동차등 4개업종의 현황과 앞으로의 판도를 점검해 본다.
◇자동차=4개업종중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업종이다. 특히 최근의 급속한 자동차 보급(Motorization)에 따라 승용차부문에 쌍룡의 본격진출이 거의 확실한 상태여서 기존의 현대·대우·기아등 승용차 3사와 한판승부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쌍용자동차는 경기도 송탄시의 30여만평의 부지가 현재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묶여있으나 정부의 의견조정이 끝나는대로 해제될 전망이어서 이곳에 4천억원을 투입, 2천CC이상의 중대형승용차를 중심으로 연산 15만대 규모의 자동차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특히 쌍용은 중대형차의 경우 전통적으로 유럽차가 강세인 점을 감안, 서독의 폴크스바겐, 프랑스의 르노, 이탈리아의 피아트, 스웨덴의 볼보사등을 대상으로 제휴관계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계획대로라면 오는 92년 첫승용차를 국내시장에선 보이게된다.
지프를 군납해오던 아시아자동차는 빠르면 7월중 신차전시회를 갖고 쌍룡이 독점해온 국내 지프시장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우도 별도법인이나 대우조선자회사형태로 일본의 경승용차(8백㏄이하) 메이커인스즈키사와 합작으로 창원에 있는 20만평의 부지에 2천억원을 투입, 연산24만대(승용차12만대, 상용차12만대) 규모의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이밖에 자동차회사에 철강재를 독점공급하는 포철도 신규참여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있다.
자동차업계에는 이와 같은 국내기업의 신규참여 외에 외국인의 1백% 단독투자가 가능해짐에 따라 일본등의 자동차업체도 국내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응책이 시급한 상태다.
◇선막용디젤=선박용 디젤엔진은 6천마력이상 대형엔진은 현대엔진과 한국중공업이, 3백20∼6천마력의 중형엔진은 쌍룡중공업이 각각 독점생산체제를 유지해 왔는데 현대와 한중이 기존의 시설을 일부보완, 새로운 공장건설 없이 곧바로 중형엔진생산에 참여할 예정이다. 여기에 대우그룹도 6백마력이하의 엔진생산에 참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리화기간중 기술개발로 국산화율이 86년 중형 55%, 대형 65%선에서 88년에는 87%선으로 향상됐다.
정부는 자유화이후에도 중복·과잉투자를 막기 위해 수입선 다변화제도 3년 계속, 엔진부품 관세율 10% 3년간 유지, 엔진제조를 위한 부품에 관세감면등의 지원을 계속할 방침이다.
◇중전기기=변압기는 효성중공업·현대중공업·이천전기·신한전기·대명중공업등 5개사가, 차단기는 효성중공업·현대중전기·이천전기·금성계전등 4개사, 가스절연변전기 및 단조기는 효성중공업·현대중전기·금성계전등 3개사가 독점생산하며 1백54kv이상 초고압중전기는 한전물량(전체수요의 80%) 전량을 효성중공업이 독점공급해 왔다.
합리화가 종료되면 초고압기기에 현대등의 참여가 확실한 상태여서 곧바로 경쟁체제에 들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종합전력기기는 효성중공업과 현대중전기, 차단기는 금성계전과 이천전기, 변압기는 이천·신한·대명등의 업체로 전문화될 전망이다. 국산화율은 85년 59%에서 지난해 79%수준으로 향상됐다.
◇합금철=국내 시장규모가 5백억∼6백억원 규모로 아직은 작아 신규참여업체가 당분간은 없을 전망이다.
특히 규소철의 경우 인천제철이 경쟁력을 잃어 생산을 중단한 상태고 중국·필리핀등으로부터의 수입이 훨씬 유리해 과잉투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간의 생산품목조정으로 가동률이 86년 82%에서 지난해 90%로 높아졌고 1인당 부가가치도 1천6백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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