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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윤 총경, 유인석·박한별 부부와 골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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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투자사인 유리홀딩스의 유인석 대표(왼쪽). 오른쪽 사진은 유 대표의 부인 배우 박한별 [뉴시스ㆍ중앙포토]

버닝썬 투자사인 유리홀딩스의 유인석 대표(왼쪽). 오른쪽 사진은 유 대표의 부인 배우 박한별 [뉴시스ㆍ중앙포토]

경찰이 강남 유명 클럽 ‘버닝썬’의 불법 행위를 무마한 혐의를 받는 윤모 총경을 18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윤 총경은 지난해 7월 버닝썬에서 미성년자 출입사건이 불거지자 유리홀딩스 대표 유인석(34)씨의 부탁을 받고 후배 경찰에게 사건 진행 상황을 물어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을 담당했던 강남경찰서 출신 경찰관 3명도 입건(업무상 비밀누설 혐의)돼 피의자로 입건된 현직 경찰관은 4명으로 늘었다.

경찰 유착 의혹이 연일 불거지자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적 불신과 우려가 상당하다는 것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 경찰 유착을 수사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발본색원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배석한 서울청 관계자는 “윤 총경은 경찰 조사에서 ‘단속된 사안이 경찰서에 접수됐는지, 그것이 단속될 만한 사안이 되는 건지를 (후배 경찰에게) 알아봐달라고 했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앞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총경, 유인석 부부와 골프…윤 총경에 티켓도 건네”

FT아일랜드 최종훈이 17일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중앙포토]

FT아일랜드 최종훈이 17일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중앙포토]

경찰에 따르면 윤 총경은 평소 알고 지내던 한 사업가로부터 유씨를 소개받았다고 한다. 청와대에 파견 근무 중이던 2017년과 지난해에도 유씨 등과 골프를 쳤고, 빅뱅 멤버 승리(이승현ㆍ29)와 식사도 했다. 특히 FT아일랜드 최종훈은 경찰 조사에서 “윤 총경 및 유인석 부부와 같이 골프를 쳤다. 말레이시아 K팝 공연 티켓도 윤 총경에게 건넸다”고 진술했다. 유씨의 부인은 배우 박한별이다. 최종훈은 2016년 2월 서울 이태원에서 음주단속에 걸려 250만원의 벌금 처분을 받았는데,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음주운전이 보도되지 않도록 (경찰서) 팀장이 무마해줬다'고 써 논란이 됐다.

윤 총경은 2017년 7월부터 약 1년간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서 근무했다. 경찰 관계자는 “골프를 친 횟수는 한 자릿수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윤 총경이 골프장 비용 등을 접대를 받았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미성년자 출입사건 당시 윤 총경은 청와대 파견을 마치고 경찰청 부임을 앞두고 있었다. 경찰은 그가 과거 강남서에서 생활안전과장으로 근무했고, 이 사건을 담당한 경찰들이 윤 총경의 강남서 후배인 만큼 압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피고 있다. 윤 총경은 이른바 ‘승리 카톡방’ 관련자들의 불법 행위를 비호했다는 의심도 함께 받고 있다.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고 있는 빅뱅 멤버 승리(이승현.왼쪽)와 이성과의 성관계를 불법 촬영해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30). [중앙포토]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고 있는 빅뱅 멤버 승리(이승현.왼쪽)와 이성과의 성관계를 불법 촬영해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30). [중앙포토]

이 카카오톡 대화방에는 승리, 가수 정준영(30), 유씨 등 주요 사건 관련자들이 속해 있는데 윤 총경은 ‘경찰총장’으로 대화방에서 수차례 언급됐다. 특히 윤 총경은 2016년 7월 승리가 개업한 클럽 ‘몽키뮤지엄’의 불법 구조물을 다른 업소에서 신고하자 이를 무마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러나 윤 총경은 경찰 조사에서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

윤 총경은 경찰 조직에서 ‘잘 나가는’ 경찰로 통했다. 강남서에서 클럽, 주점 등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일하다가 2016년 총경으로 승진했다. 2017년 7월 청와대 파견을 거쳐 지난해 8월부터 경찰청에서 근무했다. 경찰청은 16일 윤 총경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국민권익위원회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버닝썬 사건을 형사3부(부장 신응석)에 배당했다. 다만 경찰이 수사를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해 직접 수사에 나서지는 않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이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열의를 보이는 만큼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수사 지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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