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개성공단 폐쇄 등 '징벌적 제재'는 완화해야”…외교부는 신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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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추진을 위한 남북 통합철도망 구축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추진을 위한 남북 통합철도망 구축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스1]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폐쇄 등 핵과 관련 없는 ‘징벌적 제재’에 한해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외통위에서 미주 소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 1월 민주당 방미특사단장 자격으로 미국을 다녀왔다.

추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방송 ‘추미애 TV’에서 대북 제재를 2갈래로 분류했다. 그는 “북핵 원료나 핵무기 제조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목적의 핵 차단을 위한 제재는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해야 한다. 핵과 관련이 없는 징벌적 제재, 금강산 관광 제재나 개성공단 폐쇄에 한해서는 제재완화를 하도록 미국을 설득하는 설득 외교가 지금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 의원의 이런 입장은 정부 당국이나 외교가의 시각과 온도 차가 있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13일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 “지금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시기가 성숙하면 미국과 잘 협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통’으로 평가받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지난 10일 페이스북에서 “남북 간 100가지를 합의해도 북미 간 합의가 없으면 단 한 가지도 실천이 불가능하다. 지금 문 대통령은 남북 경협문제를 거론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추 의원은 또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북 강경파인 볼튼 미 국가안보 보좌관이 대북정책을 주도하면서 미국이 상당히 강경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오히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한반도 비핵화를 이뤄내겠다는 엄청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정부는 기존의 강경한 대북전략 때문에 한반도에 핵보유국이 생겼고 결과적으로 그 전략이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의 신뢰 구축과 같이 기존과는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3차 북미 정상회담이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내에 다시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뉴스1]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뉴스1]

추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대북 정책에 대한 비난에도 반론을 폈다. 대북 대화파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11일(현지 시각) “북한 비핵화를 점진적으로 하지 않겠다. 우리는 ‘토탈 솔루션’을 원한다”고 말한 이후 일각에서 ‘문재인 정부는 미국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데 대해 “난독증이 좀 심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추 의원은 “비건이 토탈 솔루션이라고 한 것은 6ㆍ12 제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된 4가지 핵심분야, 즉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비핵화 ▶미군 유해 송환”이라며 “‘점진적으로 하지 않겠다’라는 말은 이 4가지 핵심분야가 상호연계 돼 있으며 이것을 병행적으로 진전시켜 나가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포괄적이니, 병행적이니 단계적이니 하는 단어를 맥락 없이 끄집어내서 ‘비건이 달라졌다’라고 단정하는 것은 왜곡”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나 폼페이오, 비건이 ‘빅딜이 아닌 스몰딜은 절대 안 한다’는 말을 한 적은 없다. 강경파의 이분법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김경희ㆍ이우림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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