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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중계로 게임하듯 탕·탕·탕…뉴질랜드 '테러 라이브' 경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규모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중심부에서 15일 구급대원들이 부상자를 옮기고 있다. [AP=뉴시스]

대규모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중심부에서 15일 구급대원들이 부상자를 옮기고 있다. [AP=뉴시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 2곳에서 15일(현지시간) 발생한 총격 테러로 49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했다고 뉴질랜드 보건당국이 밝혔다.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은 범행 장면을 실시간으로 중계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재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건은 명백한 테러범의 공격이라고 묘사할 수밖에 없다”며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이 뉴질랜드 역사상 가장 최악의 날 가운데 하루인 것은 명백하다”라고도 말했다.

앞서 이날 오후 크라이스트처치 헤글리공원 인근에 있는 마스지드 알 누르 이슬람 사원 내부와 교외의 린우드 마스지드 이슬람 사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다수의 사상자가 나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신자들이 많이 모이는 기도시간에 발생했다.

게임 하듯 범행 ‘17분 생중계’

자신을 브렌튼 태런트라고 밝힌 남성이 15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범행을 생중계했다. [사진 트위터]

자신을 브렌튼 태런트라고 밝힌 남성이 15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범행을 생중계했다. [사진 트위터]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총격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범행 장면을 생중계하는 영상이 올라와 급속도로 퍼졌다.

현지 매체 뉴질랜드헤럴드에 따르면 자신을 브렌튼 태런트라고 소개한 이 남성은 17분 분량 영상을 SNS에 올렸다. 영상에는 범행 전 그가 차를 타고 이동할 때부터 사람을 조준한 총격 장면까지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은 태런트가 자신이 쓴 헬멧에 카메라를 달아 촬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브렌튼 태런트가 이슬람사원에서 사람들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다. [사진 트위터]

브렌튼 태런트가 이슬람사원에서 사람들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다. [사진 트위터]

태런트는 영상에서 반자동 소총 등으로 무장한 채 이슬람 사원으로 걸어 들어간다. 사원 문 앞에서는 그가 쏜 총에 맞은 첫 번째 희생자가 쓰러진다. 그는 사원 내부로 진입해선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한다. 이후 3분 만에 첫 번째 범행 장소를 빠져나온 태런트는 거리에서도 행인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주차한 차량으로 돌아와 탄약을 챙긴 그는 두 번째 범행 장소로 향한다. 영상은 범행을 마친 태런트가 차를 타고 범행 장소를 빠져나가면서 끝난다.

페이스북 측은 태런트가 올린 영상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경찰은 트위터를 통해 태런트의 영상을 공유하지 말아 달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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