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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카톡’ 경찰 유착 의혹에도 ‘스모킹 건’ 될까

중앙일보

입력

빅뱅 전 멤버 승리(왼쪽)와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는 가수 정준영. [연합뉴스], 김상선 기자.

빅뱅 전 멤버 승리(왼쪽)와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는 가수 정준영. [연합뉴스], 김상선 기자.

가수 정준영(30)이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 촬영하고 유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카카오톡 대화가 강남 클럽 버닝썬에 대한 수사를 관통하는 ‘스모킹 건’(수사 중인 사건의 결정적 증거)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드러난 카카오톡 자료는 2015년부터 2016년 사이 8개월간 그룹 빅뱅 승리(29ㆍ본명 이승현)와 정준영 등 연예인들이 대화를 나눈 채팅 수만 건이다. 이 대화는 지난달 방정현(40) 변호사가 한 제보자에게 자료를 건네받아 공익 신고 형식으로 국민권익위원회에 대신 제출한 것이다. 현행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르면 제보자가 자신의 인적 사항을 숨기고 변호인을 통해 비실명으로 대리 신고할 수 있다.

이 대화 내용 중 가장 먼저 수사 선상에 오른 것은 승리의 ‘성매매 알선’ 의혹이다. 지난달 26일 언론 보도를 통해 이 수만 건의 채팅 중 일부인 승리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성매매를 알선하려고 했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대화가 공개됐다. 경찰이 지난 10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승리를 피의자로 전환함에 따라 이 대화가 실제 존재했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이후 같은 카카오톡 자료를 통해 정준영의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 및 유포 사실도 드러났다. 정준영 역시 12일 피의자로 입건됐으며 이 둘은 오는 14일 경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연예인의 성 관련 비위 혐의를 입증할 증거로 쓰이던 이 카카오톡 대화가 이제는 경찰의 유착 혐의를 수사하는데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방 변호사가 13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카카오톡 대화 중 경찰 고위 간부와 연예인과의 유착을 암시하는 내용이 있다고 밝히면서다. 방 변호사는 “제 판단이지만 경찰과의 유착을 암시하는 내용은 직접적이었다”며 “(강남경찰서) 서장보다 더 높은 직급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 중 한명이 ‘경찰에게 생일 축하한다고 전화 왔다’고 말하는 내용까지 있다”며 “어느 정도까지 긴밀히 유착된 건지 가늠조차 안 된다”고 밝혔다.

앞서 방 변호사는 권익위에 카카오톡 대화 자료 일체를 제출한 후 경찰에도 자료를 넘겼다. 다만, 권익위에 제출한 전체 대화 내용에서 일부만을 발췌해 제출했다. 경찰 유착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권익위는 13일 오후 “11일 조사를 마치고 대검찰청에 관련 자료를 이첩했다”고 밝혔다. 앞서 권익위는 조사 결과 경찰 유착 의혹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판단될 경우 자료를 경찰이 아닌 검찰에 넘기는 방향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었다. 권익위 관계자는 “(그동안 선례를 봤을 때) 검찰에만 이첩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13일 기자 간담회에서 “카카오톡 대화 내용 중 ‘경찰총장이 (우리 뒤를) 봐준다’는 내용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총장이 언급된 방에는 승리, 정준영을 비롯해 클럽 버닝썬 직원 등등이 대화에 참여하고 있었다고 한다.

 빅뱅 승리의 성접대 의혹과 가수 정준영의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혐의를 수사하는 경찰이 13일 과거 정준영이 휴대전화 복구를 맡겼던 사설 포렌식 업체를 압수수색 했다. [연합뉴스]

빅뱅 승리의 성접대 의혹과 가수 정준영의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혐의를 수사하는 경찰이 13일 과거 정준영이 휴대전화 복구를 맡겼던 사설 포렌식 업체를 압수수색 했다. [연합뉴스]

경찰은 13일 정준영이 전 여자친구의 신체 부위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고소당했던 2016년 당시 휴대전화를 복원했던 사설 포렌식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이 업체의 포렌식 과정을 거쳐 복원됐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조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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