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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첫 입성한 '정용진 야심작' 트레이더스 가보니

중앙일보

입력

이마트 월계점 입구. 입구 매대엔 1억원이 넘는 무인조종 헬기 로드쇼가 열린다. [사진 이마트]

이마트 월계점 입구. 입구 매대엔 1억원이 넘는 무인조종 헬기 로드쇼가 열린다. [사진 이마트]

 13일 오전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계점. 정식 개장 하루를 앞두고 진열대에 제품을 채우는 직원들로 매장 전체가 분주했다.

1억8000만원짜리 무인 헬기가 입구에

이곳은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의 야심작이다.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정 부회장이 “중간은 없어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 두 형태만 남을 것”이라던 유통업의 현실 버전이기도 하다.

매장 입구에 들어서니 무인 헬기가 진열돼 있었다. 1억 8700만 원짜리다. 트레이더스의 트레이드마크인 로드쇼다. 트레이더스는 3캐럿 다이아몬드(7200만원)는 물론 5000만원이 넘는 굴삭기와 포크레인 로드쇼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고객의 시간과 이목을 끄는 트레이더스의 프리미엄 전략이다.

성하용 트레이더스 비신선 담당은 “로드쇼는 매장을 찾는 고객에게 쇼핑의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한 것”이라며 “평균 2주 단위로 로드쇼 콘셉트를 바꾼다”고 말했다.

매장 내 주요 매대는 온라인보다 저렴한 초저가 제품으로 채워졌다. UHD TV는 물론 섬유유연제, 기저귀, 클렌징 워터 등 온라인 최저가에 도전장을 내민 제품이 매대를 채우고 있었다. 또 백화점 평균 가격 대비 40~50% 저렴한 호주산 와규, 다른 유통업체보다 30~40% 싼 생연어와 같은 신선식품 광고 전단이 매장 곳곳에 비치돼 있었다.

월계점은 수도권과 지방을 중심으로 영역을 확장해온 트레이더스의 서울 내 첫 매장이자 16번째 점포다. 동시에 점포 수 기준으로 코스트코(15개)와 롯데 빅마켓(5개)을 제치고 국내 최다 창고형 할인점 자리에도 올랐다.

서울 첫 매장인 만큼 이마트 내부에서 트레이더스 월계점에 대한 기대도 크다. 층고 10.5m의 단층형 매장인 월계점은 연면적 4만 5302㎡(1만 3704평)에 매장 면적은 축구장 6.5배 크기인 3000평 규모다.

트레이더스 월계점의 첫해 매출 목표는 1400억원이다. 기존 이마트 월계점 매출까지 더하면 올해 예상 매출은 2500억원으로 지역 최고 수준으로의 도약을 꿈꾼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계쩜 내 신선식품 매장 코너의 모습. [사진 이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계쩜 내 신선식품 매장 코너의 모습. [사진 이마트]

근거는 접근성이 뛰어난 인구 밀집 지역이란 점이다. 이 지역은 노원ㆍ도봉ㆍ강북 등 서울시의 6개 핵심 행정구의 중심부다. 점포 반경 3km 이내엔 거주인구 120만명이, 반경 7km 이내엔 100만 세대, 240만명이 거주하는 서울 내 최대 규모 상권 중 하나다.

또 서울시가 추진하는 서울 동북권 르네상스 개발 계획의 핵심 지역인 데다 GTX 노선 확정 및 노후 아파트 재건축 추진과 같은 호재가 있어 인구 유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동부간선도로 및 외곽순환도로의 진ㆍ출입 지역에 인접해 서울 강북 6구는 물론 구리와 남양주, 의정부에서도 접근이 편리하다.

트레이더스는 실적 부진에 빠진 이마트의 신성장 동력이다. 월계점에서 만난 민영선 이마트 트레이더스 본부장은 “트레이더스는 그룹 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새로운 형태의 창고형 매장”이라며 “올해는 국내 1등 창고형 매장으로 도약하는 원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트레이더스는 2010년 첫 점포를 선보인 후 매년 20~30%씩 성장하고 있다. 월계점에 이어 올해 부천 옥길지구와 부산 명지 국제신도시에 신규점이 들어서면 지난해 매출 1조 9000억원보다 25% 증가한 2조 4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전망이다.

14일 공식 오픈하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계점 전경. [사진 이마트]

14일 공식 오픈하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월계점 전경. [사진 이마트]

이마트는 트레이더스의 성장세를 기반으로 2020년엔 점포 수 28개에 매출 4조원, 2030년엔 점포 수 50개에 매출 1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창고형 할인점의 차별화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둔 인프라 개발에도 투자한다. 트레이더스 측은 2020년 목표로 독자 전산 시스템을 개발해 상품 운용 효율성을 높이고, 2020년 중반까지 트레이더스 전용 물류센터와 미트 센터도 구축할 계획이다.

민 본부장은 “트레이더스는 이마트 영업을 통해 축적해온 한국 시장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체 상품 개발, 신선 먹거리와 즉석조리식품의 초격차 MD 전략(가격+품질 경쟁력)을 구현할 것”이라며 “병행 수입 및 해외 소싱과 같은 유통구조 혁신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춘 해외 수입상품 유치를 통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 벌릴 것”이라고 말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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