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직원 상습폭행 영장심사 날, '잊혀질 권리' 저자 추락 사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직원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송명빈(50) 마커그룹 대표가 6일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경찰의 2차 출석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원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송명빈(50) 마커그룹 대표가 6일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경찰의 2차 출석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원 상습 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마커그룹 송명빈(50) 대표가 13일 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됐다.

‘직원 상습 폭행’ 혐의로 수사받던 중…오늘 영장실질심사 앞둬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40분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자택 아파트에서 송 대표가 화단에 추락해 쓰러져 있는 것을 산책하던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

송 대표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그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6장 분량의 유서를 자택에서 발견했다.

유서에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겼으며, 정확한 내용은 파악 중이라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송 대표는 회사직원 A 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 12일 고소당했다. 이후 송 대표가 A 씨를 폭행하는 내용의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A씨는 송 대표가 자신을 쇠파이프, 각목, 구둣주걱 등으로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송 대표도 A씨를 횡령·배임·무고 등 혐의로 검찰에 맞고소했다.

남부지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강서경찰서는 지난 1월 3일과 6일 송 대표를 불러 조사를 하는 등 수사를 진행해 왔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상습특수폭행·특수상해·공갈·상습협박·강요 등의 혐의로 서울 남부지법에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경찰은 송 대표가 사망하게 된 자세한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유서를 남겼는지 등에 관해 확인하고 있다.

송 대표는 세계 최초의 디지털 소멸 원천 특허인 ‘디지털 에이징 시스템(DAS)’을 보유한 인물로, 2015년 『잊혀질 권리, 나를 잊어주세요』란 책을 집필하며 유명해졌다.

현직 성균관대 겸임교수로 방송통신위원회 상생협의회 위원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미래창조과학부의 창조경제타운 우수멘토로 활동했으며 문재인 대선캠프에서는 집단지성센터의 디지털소멸소비자주권강화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