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조국 유튜브 출연에 “분수 모르고 오만방자…하지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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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팟캐스트 방송 ‘알릴레오’에 출연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지난 9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팟캐스트 방송 ‘알릴레오’에 출연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제왕적 대통령제 하에서 측근 실세들이 자기 분수를 모르고 오만하고 방자하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은 대통령의 비서로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좀 자제를 해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8일 조 수석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에 관해 1시간가량 인터뷰를 했다. 민정수석 임명 뒤 정식 언론 인터뷰를 거절해왔던 그는 방송에서 검찰 개혁과 공수처 설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유튜브에서 “공수처를 만들어서 야당을 탄압할 것이라고 계속 이야기하니 아주 황당한 주장이라고 본다”며 “공수처법이 만들어지면 여야 모두 막론하고 수사할 것이다. 공수처 수사 대상에 청와대도 있다. 많은 야당 의원들이 (수사 대상에)‘국회의원 포함’이 옳다고 해서 정말 기쁜 일”이라고 했다.

조 수석의 이같은 행보는 야당 측의 계속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날 손 대표는 “비서가 유튜브에 나와 국회에 공수처 법안 처리를 요구하고, 국회의원을 놀리는 듯한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이 할 일이냐”며 “비서는 정치를 하는 자리가 아니다. 조용히 비밀리에 대통령을 보좌하는 자리”라고 지적했다.

또 손 대표는 최근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해 정부 정책을 홍보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어느 나라 비서가 이렇게 SNS로, 유튜브로 이런 식의 정치를 하느냐”며 “‘알릴레오’도 청와대 비서까지 끌어들이면서 유튜브에서 정치를 하는 것은 잘못됐다. 하지 말아 달라”고 경고했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조 수석은 제2의 우병우가 돼 있단 사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조 수석은 더 이상 촛불혁명 주체가 아니라 촛불혁명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수석은 국회를 탓하기 전에 본인이 더 이상 개혁 대변자가 아니라 개혁의 대상이 됐고, 촛불 혁명의 대상이 됐다는 사실부터 반성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는 조 수석 뿐만 아니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 수석비서관,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담당 특별보좌관 등이 잇따라 출연했다. 이를 두고 알릴레오가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장으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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