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바둑 역사의 산증인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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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4강전> ●탕웨이싱 9단 ○안국현 8단

4보(52~67)=앞서 바둑 담당 기자들 이야기를 꺼냈는데, 이들이 모이면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 기자들 모임이라기보단, 대학교 선후배 모임 같은 분위기다. 서로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거리낄 것이 없고, 상대의 부끄러웠던 과거를 들춰내 장난을 치는 경우도 다반사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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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출입처는 담당이 1~2년마다 바뀌는 경우가 많은데 바둑은 그렇지 않다. 바둑을 좋아하고 바둑을 둘 줄 아는 기자들이 자진해서 담당한 경우가 많아서인지, 한번 바둑을 맡으면 은퇴하기 전까지 계속 출입하는 기자가 많다. 그러다 보니 오랜 세월 서로 부딪히며 미운 정 고운 정이 쌓일 수밖에 없다.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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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이 모이면 자연스레 이야깃거리가 과거 바둑계로 옮겨가기도 하는데, 오랜 세월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만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한국 바둑의 생생한 뒷이야기가 넘쳐 흐른다.

실전으로 돌아가 53은 두텁고 집으로도 큰 자리. 인공지능(AI)이 추천한 곳인데, 탕웨이싱이 정확하게 짚어냈다. 안국현은 손을 돌려 54로 우하귀에 붙였다. '참고도' 흑1로 붙여가는 수를 당하는 것은 기분 나쁘지만, 발 빠르게 우하귀를 선점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 64는 지금 둘 수 있는 최대 강수. 초반부터 강단 있게 밀고 나가는 걸 보니 안국현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듯하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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