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국 경제 회색코뿔소는? 기업 부채 부실과 부동산 경착륙

중앙일보

입력

중국 베이징에서 건설 중인 센트럴경제지구의 모습. [중앙포토]

중국 베이징에서 건설 중인 센트럴경제지구의 모습. [중앙포토]

 성장 엔진이 식어가는 중국 경제의 ‘회색코뿔소’는 민간부채 부실과 부동산 시장 경착륙인 것으로 지적됐다.

기업 부채, 명목 GDP 155%로 세계 6위 #작년 회사채 지급불능 전년보다 3배 늘어

 회색코뿔소는 발생가능성이 커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 요인을 일컫는 말이다.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위험이 실제로 발생해 큰 충격을 야기하는 ‘블랙 스완’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한국은행은 10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미중 무역갈등 이후 중국의 경제상황 및 리스크 요인 평가’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민간 부채 부실화와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꼽았다.

 소비와 투자ㆍ수출 증가세가 모두 둔화하며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6%로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중국 경제의 약한 고리는 기업을 중심으로 쌓여가는 민간 부채다. 중국 기업 부채는 지난해 6월말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155.1% 수준이었다. 국제결제은행(BIS) 조사대상국(43개) 중 6번째로 높았다. 신흥국 평균(97.3%)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한국은행은 “세계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양책에 따른 차입이 늘고 그림자 금융 등이 활성화되며 기업 부채가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빚 부담이 큰 한계 기업의 부실도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회사채 지급불능규모(1206억 위안)도 전년도(338억 위안)도 3배가량 급증했다. 2014~16년 급증한 회사채 중 올해 만기 도래액(8300억 위안)만 따져도 회사채 부채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은 상업용 부동산을 중심으로 부진이 확대되면서 경착륙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가ㆍ오피스 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은 지난해 9월부터 거래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부동산개발 기업의 자금난과 미ㆍ중 무역갈등에 대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며 투자 심리도 제한되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개발기업의 신규 위안화 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3.6% 줄어들면서 전년도(16.9%)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다만 이러한 위험 요인이 단기간 내에 대규모 부실화와 경착륙 위험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라는 게 한국은행의 판단이다.

 한국은행은 “중국 정부가 전면적 금융완화보다는 선별적 자금 공급 수단을 활용해 부채 대응에 나서고 있는 데다 부동산 시장의 경우 안정화 대책을 견지하면서 도시별로 이원화된 방식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가 대내적으로는 내수 중심의 성장 전략을, 대외적으로는 지역내 무역체제 구축에 나설 것으로 한국은행은 예상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