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틀 연속 김정은에 “조금 실망스러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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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백악관 트위터 갈무리]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백악관 트위터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과 관련해 이틀 연속 실망감을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과 관련해 '김정은에게 실망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조금 실망했다. 조금"(a little disappointed. a little bit)이라고 답했다.

그는 지난 6일에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장을 복구하는 게 사실이라면 매우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틀 연속 김 위원장에 대한 실망감을 표현한 것이다. 다만 지난 6일에는 '사실이라면'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또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 보도에 대해 "매우 이른 리포트"라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날은 아무런 전제 없이 '실망했다'고 말해 주목된다. 특히 "북한의 동향을 일단 지켜보겠다"라며 "지켜보자. 약 1년 내에 여러분이 (결과를) 알게 해 주겠다"고 말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북한의 협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핵·미사일 시험 중단 방침을 밝혔다고 공개한 바 있다. 이용호 북한 외무상도 "이번 회담에서 우리는 미국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해서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시험 발사를 영구적으로 중지한다는 확약도 문서 형태로 줄 용의를 밝혔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와 미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5일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복구(rebuild)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두 사이트는 이날은 동창리 발사장이 정상 가동 상태에 들어간 것 같다고 추가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공개한 김 위원장의 '하노이 약속'에 반한다는 점에서 미 조야에서 강경한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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