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돈 전달 의혹’ 이모씨 “애당초 없던 내용…조폭도 아냐”

중앙일보

입력

강남 클럽 '버닝썬' 이모 공동대표 등의 지시로 현직 경찰관들에게 돈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이모씨가 4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강남 클럽 '버닝썬' 이모 공동대표 등의 지시로 현직 경찰관들에게 돈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이모씨가 4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강남 클럽 버닝썬으로부터 돈을 받아 경찰에게 전달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모씨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씨는 4일 오전 10시 30분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한 뒤 약 14시간 만인 5일 오전 0시 55분쯤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현재 광수대는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현직 경찰관들이 지난해 7월 이 클럽에서 불거진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마하고 영업정지를 피할 수 있도록 ‘봐주기 수사’를 했으며, 그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이씨는 클럽 측과 강남경찰서 간 금품이 오가는 과정에서 버닝썬 이모 공동대표로부터 2000만원을 건네받아 6개 금융계좌에 송금하는 등의 전달책 역할을 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대해 이씨는 경찰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2000만원에 대한 내용은 애당초 없었던 내용”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어 자신이 ‘전달책’으로 거론된 것에 대해 “언론에서 말한 것이지 내가 말한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언론에서 저를 조직폭력배라고 공개하고 있는데 사실과 무관하다”며 “이 부분은 자제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씨는 조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돈을 받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 직접 받은 적이 없다”며 “(이 공동대표와) 한 번 만났지만 돈이 오간 적은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이외에 이씨는 이모 대표가 자신에게 해외로 출국할 것을 왜 권유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사에서 말했다”며 말을 아꼈다.

이씨는 자신의 계좌에서 6개 다른 금융계좌로 돈 2000만원이 나뉘어 송금된 기록과 관련해선 “경찰관에게 돈이 갔다고 나온 계좌내역은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된 스크린 샷”이라며 “절대 경찰에게 갔던 돈이 아니다”고도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이문호 버닝썬 대표 역시 전날 오후 1시 38분쯤부터 약 10시간 후인 11시 30분까지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이날 이 대표에게 클럽 측이 영업 편의 등을 대가로 경찰에 뇌물을 공여했다는 의혹을 추궁했다. 조사를 마친 이 대표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곧장 자리를 떴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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