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지율 방어막’ 다지기…“원포인트 남북 판문점 정상회담 추진해야”

더불어민주당 한반도비핵화대책특별위원회가 4일 국회에서 개최한 간담회에서 ‘남북 원포인트 판문점 회담’이 제안됐다. 초청 연사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하노이 담판이 결렬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역할이 어느 때보다 부각됐다”며 “판문점 같은 곳에서 원포인트로 이 의제(2차 북ㆍ미 정상회담 결렬)만 가지고라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논의해보고, 생각을 교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2차 북ㆍ미 정상회담 평가 및 향후 과제’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중앙포토]

이 전 장관은 북ㆍ미 정상회담을 “결렬되긴 했지만, 앞으로의 비핵화 진전에 긴요한 자산을 남겼다”고 총평했다. 다만 합의가 결렬된 배경에 대해 “북미의 비핵화 인식이 달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합의가 결렬되는 과정을 보면 미국은 비핵화 전체를 요구하면서 제재 완화 자체에 강력한 부정적 인식이 있었다. 민생분야 제재가 대북제재의 본질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합의 결렬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작은 이유로 이 전 장관은 ‘관성’을 언급했다. 그는 “회담이 결렬되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게 관성인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ㆍ미 연합훈련 취소와 추가 대북제재에 대한 미국의 부정적 입장이 있고, 북한 노동신문이 이번 회담에 대해 북ㆍ미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평가하는 등 관성을 반전시키는 현상이 일어났다. 결렬 속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는 민주당 지도부의 생각과 정확히 일치하는 내용이었다. 민주당은 지지율의 버팀목이 돼 온 대북 이슈가 북ㆍ미 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악재로 번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북ㆍ미 정상회담은 결렬은 아니고 북ㆍ미 사이 대화를 더 해야 해 잠시 중단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과 북한이 회담 이후 서로 비난이 없었던 것을 봐도 앞으로 대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중단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4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이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전화해서 김 위원장에게 잘 얘기하라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많이 해서 다시 북ㆍ미간 합의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어렵지만 소통을 통해 해결하는 과정을 잘 밟아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북ㆍ미 정상회담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지만 이후 평가를 보면 회담이 결렬된 게 아니라 합의가 지연된 것이며 생산적인 진통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과 정부의 중재자 노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국회도 이런 정부 의지 뒷받침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의원외교 강화해서 한반도 평화 설득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