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전대…黃 "정권교체" 吳 "보수통합" 金 "우파" 호소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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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2ㆍ27 전당대회가 27일 오후 2시 일산 킨텍스에서 막을 열었다. 수천 명 당원들은 오전 일찍부터 대회장 주변에 모여들어 지지 후보를 연호했다. 한국당이 대규모 전대를 연 건 2016년 8ㆍ9 전대(잠실체육관) 이후 2년 반만이다.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최고위원, 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이 손을 잡고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최고위원, 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이 손을 잡고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대표 후보 중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김진태 후보는 “진태, 진짜 태풍이 불고 있다. 이제 판이 바뀌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선 연설회와 마찬가지로 지지층의 연호가 장내를 가득 메웠다. 김 후보가 “잠시 후 투표함이 열리면 깜짝 놀랄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하자 지지자들이 연거푸 ‘김진태’를 외쳤다.

김 후보는 5ㆍ18 폄훼 논란을 정면으로 대응했다. 그는 “5ㆍ18 유공자 명단 공개하라는 게 망언인가. 왜 저를 제명시키라고 이 난리인가. 우리끼리 내부 총질하지 말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족사를 거론했다. 김 후보는 “내가 매일 욕먹고 다니느라, 우리 애들 엄마한테 미안하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나라를 물려줄 순 없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또 “제가 대표가 되면 한국당은 비로소 제대로 된 우파 정당이 된다. 나는 뼛속까지 우파”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연설을 한 오세훈 후보는 시작과 끝인사를 모두 큰절로 올렸다. 오 후보는 탈당과 전대 보이콧 전력을 거듭 사과하며 “선거 판세가 불리했지만, 오로지 제가 무너지면 당의 한축이 무너진다는 책임감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어 “5ㆍ18 망언으로부터 시작된 전대는 탄핵 논란까지 가세해서 미래는 사라지고 과거로 뒷걸음질 치고 말았다”며 김진태ㆍ황교안 후보를 공격했다. 또 오 후보는 “국가 정체성까지도 해체하려는 좌파의 무모함에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우리가 과거에 발목 잡혀 이런 국민적 여망을 담아내지 못한다면, 국민은 다시 우리 당에 회초리를 드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는 “국민의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분노는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분노는 단지 열정의 원동력일 뿐, 헛되이 분출하면 스스롤 망가뜨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분열을 조장하면서 입으로만 보수통합을 외치는지, 누가 분열된 보수를 하나로 뭉쳐 중원으로 진격할 장수인지 국민은 잘 알 것이다.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선두로 평가받는 황교안 후보는 앞선 후보들보다 여유로운 표정으로 등장했다. 황 후보는 타깃을 문재인 정부로 맞추면서, “황교안에게 대한민국을 맡겨달라”는 말도 여러 차례 했다. 황 후보는 “위대한 대한민국이 뿌리부터 무너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좌파독재가 나라와 국민을 대재앙으로 몰아가고 있다. 황교안이 맨 앞에서 맞서 싸우겠다. 문 정부의 대한민국 파괴를 기필코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정부를 향해 “좌파사회주의 경제정책으로 경제를 내팽개쳤다”, “핵 인질이 되어 살아갈 수 없다. 일방적 대북 퍼주기를 막아내겠다”, “언론 장악하는 좌파 독재정권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겠다”며 연거푸 화살을 날렸다. 이어 “총선 압승과 정권 교체의 문을 활짝 열겠다. 강한 대한민국을 기필코 건설하겠다. 번영과 평화의 새 길로 나라를 이끌겠다”며 “여러분의 압도적인 지지를 황교안에게 보내달라”고 호소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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