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캐니언 추락 대학생 사고 52일 만에 귀국…父 “부잣집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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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주 그랜드캐니언에서 추락해 중태에 빠졌던 박모(25)씨가 라스베이거스를 출발,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구급차로 이송되고 있다. [뉴시스]

미국 애리조나주 그랜드캐니언에서 추락해 중태에 빠졌던 박모(25)씨가 라스베이거스를 출발,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구급차로 이송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말 미국 그랜드캐니언에서 추락사고를 당한 대학생 박모(25)씨가 사고 52일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박씨는 21일 오전(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출발해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송에는 대한항공 민항기가 이용됐으며 비용은 대한항공에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좌석 8개를 연결해 박씨가 누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각종 의료 장비 등을 갖춰 박씨를 이송했다. 당초 이송 항공편으로 비용만 2억원가량 드는 환자 전용 항공기 에어 엠블런스가 검토됐으나, 박씨 상태가 어느 정도 회복되면서 민항기로도 이송이 가능하게 됐다. 항공 운임은 2500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 사건은 박씨의 가족이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정부 도움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일각에선 ‘개인의 사고를 왜 국가가 책임져야 하느냐’는 비난 여론도 제기됐다. 박씨 여동생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공개되며 비난 수위는 더 높아졌다.

이에 대해 박씨 아버지는 22일 공개된 YTN과 인터뷰에서 “알려진 것처럼 부잣집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아들의 캐나다 유학도 어렵게 보냈다”며 “정말 돈이 많았다면 아들이 현지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생활비를 벌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YTN은 “박씨 아버지가 아들이 크게 다친 것도 힘든 상황인데 언론 보도가 나올 때마다 가족을 향한 비난이 쏟아져 견디기 쉽지 않다는 심정을 전해왔다”고 보도했다.

박씨 아버지는 “언론에서의 관심은 아들 귀국을 끝으로 거두어주길 바란다”고 호소하면서 “아들의 치료 등 향후 일정은 누구도 공개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YTN은 전했다.

박씨는 지난해 12월 30일(현지시간) 미국 그랜드캐니언에서 추락해 중태에 빠졌다가 최근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단한 말을 할 수 있을 만큼 기력을 회복했다고 한다. 박씨 모교인 동아대는 모금 활동을 벌여 1차 모금액을 가족들에게 전달한 상태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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