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경기도 용인 지역에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과 관련,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에 산업단지 공급물량 추가 공급(특별물량)을 요청했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로 경기 용인을 공식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르면 2022년 착공해 2024년 양산을 시작할 전망이다.
22일 산업부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경기 용인시 원삼면 일대 448만㎡ 부지에 2022년부터 10년간 12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팹(Fabㆍ제조공장) 4개를 건설한다. 월 최대 80만장을 생산하는 규모다. 이곳은 국내외 장비ㆍ소재ㆍ부품 협력기업 50개 이상이 입주하는 반도체 클러스터로 조성된다. 클러스터가 완성되면 약 1만7000여명의 신규 직접고용이 기대된다.
하지만 이 지역은 수도권정비계획상 성장관리권역으로 지정돼 있다. 성장관리권역은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국토교통부에서 3년 단위로 자치단체별로 공장 건축 공급물량(일반물량)을 배정하고, 수도권 배정 물량은 총 공급물량의 20% 초과할 수 없다.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정부의 공장건축 특별물량 허가가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수도권정비계획법에는 특별물량 허가 조건으로 ▶국가적 필요성이 인정돼▶관계 중앙행정기관이 요청할 경우▶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거쳐 허용 여부를 결정하게 돼 있다.
용인이 반도체 클러스터로 확정될 경우 문재인 정부 들어 첫 수도권 규제 완화 사례가 될 전망이다. 심의는 이르면 내달 열릴 전망이다.
이와 관련 산업부는 기존 반도체 기업들과의 협업, 우수 전문인력 확보, 기존 SK하이닉스 공장과의 연계성(생산ㆍ연구개발 등) 등을 감안할 때 특별물량 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우선 반도체는 국내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수출 1위 품목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세계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시기적으로도 과거 불황기에 투자를 지속해 온 업체만이 반도체 치킨게임에서 생존한 점을 감안하면 지금이 미래시장 선점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적기라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후방산업 육성을 위해서도 클러스터 조성이 필요하다. 국내는 삼성전자ㆍ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은 크게 성장했지만, 상대적으로 중소ㆍ중견 소재ㆍ장비 기업의 발전은 더뎠다. 이를 클러스터를 통한 시너지로 극복하자는 취지다.
클러스트는 앞으로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산단 지정계획 고시→산단 승인 신청→교통ㆍ환경ㆍ재해영향평가 및 산단 승인 등을 거친다. 클러스터의 첫 번째 공장은 이르면 2022년께 착공돼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산업정책관은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중국 등 후발국의 추격에 당당히 맞선다는 뜻”이라며 “민간의 수요가 워낙 충분하기 때문에 정부 예산은 없지만, 차세대 반도체 육성 측면에서 연구개발이나 인력양성 정책은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