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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일손 부족에 비싼 노임...해결책은 도시민과 협동 재배

중앙일보

입력

땅 한 평 없이 26년째 경기도 양평군 수백만㎡ 임야를 임차해 고소득 작물인 산더덕과 산양삼(山養蔘) 등을 대규모로 재배하고 있는 조남상(67)씨. 그는 1993년 문중 산을 빌려 나무를 베어낸 뒤 산더덕 재배를 시작했다. 2007년부터는 산양삼 재배도 시작했다. 2016년부터는 약초이자 산채류인 금화규도 키우고 있다.

산양삼, 산더덕 재배 전문가 조남상씨

조씨는 1998년부터 1000여 차례의 강연과 현장체험 교육 등을 통해 귀농인 등에게 임산물 재배기술도 전수하고 있다. 지금까지 2만여 명에게 영농기술을 가르쳤다. 그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적 농법으로 가파른 산지에서 임산물을 대량 재배하는 산지 친환경 농업 전문가다. 조씨는 1999년 농림부로부터 ‘신지식 농업인’으로 선정된 산양삼·산더덕 재배의 대부다. 1997년부터는 같은 장소에서 2가지 이상 임산물을 동시에 재배해 생산 효율을 높이는 ‘산림복합경영’을 하고 있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절반 정도만 싹을 틔우지만 넓은 면적에 씨를 뿌린 덕에 절반 정도만 싹을 틔우는 상황에서도 충분한 생산성을 내고 있다.

조남상씨가 도시민과 산양삼ㆍ산더덕ㆍ금화규 등을 협동 재배할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정배리 용문산 기슭 임야. 전익진 기자

조남상씨가 도시민과 산양삼ㆍ산더덕ㆍ금화규 등을 협동 재배할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정배리 용문산 기슭 임야. 전익진 기자

최근엔 도시민들과 함께 산더덕과 산양삼 등을 협동 재배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양평군 서종면 정배리 용문산 기슭 일대 165만㎡(50만 평) 임야를 종중 등으로부터 10년간 장기 임차했다. 산지의 임차료는 밭의 10% 수준이다. 최근 수종 갱신을 위한 벌목이 완료된 이곳에서 산양삼·산더덕·금화규 등 3가지 임산물을 도시민들과 공동 재배할 예정이다.

조남상씨가 경기도 양평에서 재배한 산더덕. 전익진 기자

조남상씨가 경기도 양평에서 재배한 산더덕. 전익진 기자

조씨는 1구좌(10만원) 이상 가입하는 회원들과 함께 영농한다. 회원들은 퇴비(유기농) 주기, 씨 뿌리기, 풀 뽑기, 수확 등의 일손을 돕게 된다. 또 이 과정에서 임산물 재배 방법도 체험을 통해 배우게 된다. 시간이 날 때 하루 최대 2∼3시간 농사일을 돕는 방식이다. 일을 도우면 시간당 산양삼(3년산) 3뿌리를 수당으로 받는다.

조씨는 부족한 농촌일손 해소와 과중한 노임 부담에 따른 경영 애로 탈출 방법으로 이런 방식을 고안했다. 그는 “대규모로 재배해야만 생산단가를 낮추면서 소득을 극대화할 수 있는데, 늘 일손이 달리고 점점 오르는 작업 인부의 노임이 부담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영농방법을 통해 귀농·귀촌을 원하는 도시민들에게 임산물 재배 체험기회를 제공하고 농업기술을 전수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양평=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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