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아들, 폭행당해 장 파열···가해 학생 해외여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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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경기도 의정부에서 고교생이 또래 1명에게 맞아 장이 파열되는 등 심각한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글쓴이는 가해 학생이 고위 경찰관을 친척으로 둬 형 집행을 유예받은 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해외여행까지 다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이 엄마'라고 밝힌 글쓴이는 "아들이 지난해 고교에 입학한 지 얼마 안 돼 또래 1명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장이 파열되고 췌장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었다"며 "생사기로에서 사망 각서를 쓰고 수술해 기적처럼 살아났다"고 밝혔다.

글쓴이는 "가해 학생은 수년간 이종격투기를 배워 몸이 탄탄하고 아들은 키 167㎝에 몸무게 50㎏도 안 되는 작은 아이였다"며 "가해 학생은 '여자친구를 모욕했다'는 거짓말을 듣고 아들을 찾아와 무차별 구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폭행당한 아들은 가해 학생에 의해 노래방 등으로 끌려다니다가 다음날에야 병원에 이송됐다"며 "5명 중 4명이 죽는 힘든 수술이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하늘이 무너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글쓴이는 아들이 수술받는 동안 아들 친구에게 폭행 사실을 듣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가해 학생의 아버지가 고위직 소방 공무원이고 큰아버지가 경찰의 높은 분이어서인지 성의 없는 수사가 반복됐다"며 "결국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고작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받았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아들을 간호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등 1년이라는 시간을 지옥에서 살았다"며 "그러나 가해 학생은 자신의 근육을 자랑하는 사진을 올리고 해외여행까지 다니는 등 너무나도 편하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분노했다.

그는 "음악적인 재능이 뛰어난 아들이 부품 꿈을 안고 고교에 입학했는데 지금은 악기를 들 수도 없는 상황이 됐고 공황장애까지 생겨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발작한다"며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이 글은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우리 아들 **이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게재됐으며 하루만인 이날 오후 3시 기준 4만8000여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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