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기자 2명 추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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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경·워싱턴AP·AFP·UPI=연합】중국 정부가 북경 유혈사태 보도와 관련, 14일 2명의 미국기자들에게 추방령을 내리고 미국정부가 이에 맞서 중국정부에 공식 항의를 제기함으로써 양국 관계는 험악한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양국간 외교분쟁의 원인이 된 반체제 천체 물리학자「팡리즈」(방려지)교수 부부의 출국을 둘러싸고 모종의 타협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 극한적인 상황으로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회는 곧「부시」대통령에게 중국에 대한 추가 제재조치를 취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미하원 외교위 아시아 태평양 소위 위원장「스티븐·솔라즈」의원(민주·뉴욕주)이 13일 밝혔다.
중국 당국은 방려지 부부가 미국 대사관에 피신한 후 이들을 중국 측에 넘겨줄 것을 요구했으나 미국이 이를 거부하자 지난 1주일간 미국당국 및 미국 언론의 중국 사태보도에 대한 비난 공세를 편 데 이어 이날 시위 취재에 관한 계엄 포고령 위반을 이유로 AP 통신의「존·팸플릿」기자와 VOA(미국의 소리) 방송의「앨렌·페신」기자 등 2명의 미국기자에 대해 72시간내 출국을 명령했다.
백악관은 이날 이 같은 중국 당국의 조치에 대해 공식 항의를 제기하는 한편 경악스러운 사태라고 논평하고 이 문제에 대해「큰 우려」를 갖고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거릿·터트와일러」국무성 대변인은 중국 당국의 기자 추방조치에 대해 미국은『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미국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내에서 활동중인 중국 기자들을 축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은 대 중국관계의 심각한 마찰요인으로 등장하고있는 방려지부부 문제와 관련, 이들을 제3국으로 출국시키는 방안을 북경 측에 제시했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제임스·베이커」국무장관이 지난 10일 한서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제의했다고 전하면서 워싱턴이 중국 정부의 체면을 살리면서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계산 아래 이같이 입장을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관리들은 방씨 부부의「제3국 행을 허용하는 타협」안이 중국에 의해 받아들여질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터트와일러」대변인은 현재 이 같은 협상이 진행중인지 여부를 확인하기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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