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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국내·국제 표준 정보보안 인증 받은 거래소인지 확인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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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라이프&경제 스페셜 리포트 -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진단과 전망② 

정부·중앙은행·금융기관이 아닌 개인 중심 온라인 기반의 금융 거래소가 등장했다. 바로 ‘암호화폐 거래소’다. 이용자는 거래소를 통해 고정된 발행자가 없는 암호화폐를 접하고, 국경 구분 없이 이를 구입하거나 판다. 각양각색의 암호화폐가 개인과 만나는 일종의 ‘만남의 광장’인 셈이다. 이 드넓은 광장은 블록체인 기술 및 암호화폐 산업 발전과 함께 우후죽순으로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과연 믿을 수 있는 곳일까. 인터넷으로 연결된 만큼 거래가 손쉽고 자유롭지만 그만큼 해킹 사고 위험에도 노출돼있다. 지난해 일본의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체크는 5659억원을, 이탈리아의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그레인은 1800억원을 도둑맞기도 했다. 암호화폐 생태계에 들어서기 전,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를 찾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중앙일보 라이프 트렌드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산업의 전문가를 만나 이 분야의 현재와 미래를 전망한다. 2회차에서는 장홍석 씨커스 블록체인 대표를 만나 암호화폐 거래소 현황부터 확인해야 할 보안 기준 등에 대해 들었다.

[인터뷰] 장홍석 시커스 블록체인 대표  

지난 12일 서울 구로동에 있는 비트탑 사무실에서 만난 장홍석 대표가 암호화폐 거래소 보안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동하

지난 12일 서울 구로동에 있는 비트탑 사무실에서 만난 장홍석 대표가 암호화폐 거래소 보안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동하

장홍석 대표
숭실대 경제학과 졸업
핀란드 알토대 최고경영자과정 중
씨커스 블록체인 대표이사 

거래소 해킹 사고가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온라인 기반으로 운영되는 암호화폐 거래소는 해커들의 타깃이다. 특히 대부분의 암호화폐 거래소가 인터넷으로 접속해 정보를 저장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AWS(아마존웹서비스)’를 사용하는데, 이는 편리한 만큼 정보 노출에도 취약할 수 있다. 지난해 금융보안원이 ‘금융 분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가이드’를 발표했다. 금융권의 클라우드 사용 규제는 완화됐지만 아직 제1 금융권 어디서도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을 꺼리고 있다. 사고 발생 위험이 비교적 크기 때문에 그만큼 까다롭게 살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더욱 철저하게 보안 기술을 보유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믿을 수 있는 거래소는 어떻게 판별하나.
“현재로서 가장 쉬운 방법은 공인된 기관에서 보안 인증을 받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국제 표준 정보보안 인증만 받으면 되는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휴전국이라는 특수성이 있어 국내 정보보안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암호화폐 거래소를 선택할 때 국내와 국제 정보보안 인증을 모두 받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국내 인증으로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인증하는 ‘ISMS 인증’이 있다. 또 국제 인증으로는 ‘ISO27001’이 있다. 이 두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외부 전문 보안 컨설팅을 받고 감사 기관 등과 협력해야 하는 등 수십억 원의 비용이 든다. 큰 비용을 들여 보안을 철저하게 준비한 암호화폐 거래소라면 그만큼 쉽게 문을 닫거나 단기간만 운영할 거래소가 아니라는 의미기도 하다. 현재 씨커스 블록체인이 운영하는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탑’은 ISMS 인증과 ISO27001 인증을 획득하는 과정 중에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탑 모바일 거래 화면.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탑 모바일 거래 화면.

암호화폐 가치 하락에 거래소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없나.
“가치 변동 폭이 큰 암호화폐 시장에서 ‘암호화폐 거래소가 투자자의 원금 회복 기회를 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코인교환 시스템을 기획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탑에서만 거래되는 ‘프로그 코인’을 활용해 이 시스템을 진행한다. 만약 가치가 떨어진 암호화폐가 있다면 비트탑에서 최대 500%에 해당하는 프로그 코인으로 교환할 수 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암호화폐를 다시 프로그 코인에 투자해 수익을 늘리는 방식이다.”
‘프로그 코인’을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나.
“프로그 코인은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암호화폐다. 숙박·관광·식비 등을 결제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을 개발한 기업 ‘타바’의 결제 시스템에 오는 6월부터 암호화폐 프로그 코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씨커스 블록체인이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암호화폐 시장을 만들기 위해 타바의 결제 시스템을 인수하면서 기획됐다. 타바 내비게이션이 탑재된 렌터카는 현재 제주도에 1만여 대가 운행 중이다. 이 렌터카를 타는 이용자는 할인된 가격으로 비용을 결제하기 위해 프로그 코인을 구입하게 되고 이를 통해 저렴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제주 상점들의 우려 사항은 없었나.
“결제를 암호화폐로 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상점들의 반발이 예상됐다. 하지만 기존 신용카드와 같은 지불 시스템을 이용하기 때문에 마찰은 없었다. 여행자는 프로그 코인으로 구입하지만 상점들은 암호화폐로 받는 것이 아닌, 이에 해당하는 현금을 받게 돼 기존의 영업 방식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아서다. 가치의 변동 가능성이 있는 암호화폐 이용자는 미리 프로그 코인을 구입하고 가치가 오를 때 이를 이용하면 여행의 품격을 올릴 수 있다. 가령 100만원에 해당하는 암호화폐를 구입해 놓고 가치가 올랐을 때 여행을 하면 100만원으로 150만원이나 200만원 등 오른 가치만큼 더 고비용의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이는 씨커스 블록체인이 진행하는 첫 번째 ‘아일랜드 비즈니스’로 차후 외국 섬에서도 같은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 암호화폐 거래소를 ‘자금세탁 공간’이나 기준도 없이 운영되는 ‘묻지마 거래소’ 등으로 여기는 시선이 있다. 이 같은 부정적인 시선에서 탈피하기 위해 더욱 기술을 견고하게 다지고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 비트탑에서는 신뢰하고 거래할 수 있는 암호화폐를 선정해 상장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를 위해 내부적으로 암호화폐 상장 기준표를 만들고 있다. 모두 제작되면 비트탑 홈페이지에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게재할 예정이다. 이처럼 암호화폐 거래소가 투명하게 관리되고 제도적으로도 정비돼 국가적으로 인정받고 새로운 경제 원동력의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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