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00억대 대작 줄줄이 실패···한국영화 수익률 -17.3%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과함꼐-인과 연' . 지난해 순제작비 100억원대 한국영화는 이를 포함해 2편만 손익분기점을 넘긴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신과함꼐-인과 연' . 지난해 순제작비 100억원대 한국영화는 이를 포함해 2편만 손익분기점을 넘긴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국산 '상업영화'의 수익률이 큰 폭으로 하락해 마이너스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순제작비 30억원 이상의 영화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재작년 18%였던 수익률이 지난해 -17.3%까지 떨어진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전반적인 흑자 기조였던 상업영화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100억대 17편 중 2편만 제작비 회수  

 수익률 하락은 순제작비 100억원 이상의 대작들의 흥행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이들 영화가 관습적인 흥행코드를 나열한 서사로 관객들에게 피로감을 주며 외면받았고, 성수기를 노린 일률적인 배급 전략이 제로섬 게임으로 치달은 결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4월에 개봉해 지난해 극장가 흥행 2위에 올랐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4월에 개봉해 지난해 극장가 흥행 2위에 올랐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진위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순제작비에 마케팅비를 합한 총제작비 100억원 이상의 한국영화는 17편으로 늘어났지만, 그중 2편만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재작년의 경우 총제작비 100억원 이상의 한국영화는 12편으로, 그 가운데 절반인 6편이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신과함께' 롯데 사상 처음 배급사 1위

 한편 배급사별 관객 점유율은 롯데가 사상 처음 1위로 올라섰다. 롯데는 '신과함께-인과 연'으로 1227만 관객, '미션 임파서블:폴아웃'으로 658만 관객, '완벽한 타인'으로 529만 관객을 모으는 등 모두 16편의 영화로 관객점유율 17.1%를 차지했다.

영화 '완벽한 타인'. 극장가의 비수기인 10월말 개봉해 500만 넘는 관객을 모았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완벽한 타인'. 극장가의 비수기인 10월말 개봉해 500만 넘는 관객을 모았다.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2위는 마블영화의 강세와 함께 디즈니가 차지했다. 재작년만 해도 4위에 머물렀던 디즈니는 지난해 '어벤져스:인피니티 워'가 1121만 관객, '앤트맨과 와스프'가 545만 관객, '블랙 팬서'가 540만 관객을 모으는 등 12편의 영화로 13.9%의 관객 점유율을 기록했다.
 2003년부터 재작년까지 15년째 부동의 1위를 지켰던 CJ는 3위에 내려앉았다. CJ는 지난해 17편의 영화를 배급, 관객 점유율은 13.3%로 집계됐다.

2018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발표 #전년도 18%에서 마이너스로 추락

 TV VOD 매출에선 '마녀' '독전' 강세  

 극장가에서 흥행에 성공한 '신과함께'시리즈는VOD 시장에서도 매출 1, 2위를 차지했다. 1편 '신과함께-죄와 벌'과 2편 '신과함께-인과 연'은 TV VOD 시장에서 각각 116억 원(이용건수 172만), 79억 원(이용건수 92만)의 매출을 올렸다. TV VOD 시장에서 뜻밖의 강자는 신예 김다미가 주연한 초능력 액션 영화 '마녀'였다. 매출액 69억 원(이용건수 92만)으로 3위에 올랐다. '마녀'는 극장 개봉에서는 318만 관객이 관람, 지난해 개봉작 중 흥행 순위 21위였다. 

영화 마녀'. 신예 김다미가 살벌한 초능력을 지닌 고교생으로 등장했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마녀'. 신예 김다미가 살벌한 초능력을 지닌 고교생으로 등장했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4위는 '독전'(극장가 흥행 12위), 5위는 재작년 연말 개봉한 '강철비', 6위는 '쥬라기 월드:폴른 킹덤'이었다. 극장가 흥행 2위 '어벤져스:인피니티 워'는 TV VOD 매출에선 7위에 그쳤다. 영진위는 "상대적으로 긴 홀드백과 함께 마블영화 특유의 시리즈 연결이나 사전학습이 필요한 점 등으로 인해 극장 흥행 이슈를 VOD로 가져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극장가에서 500만 넘는 관객을 모은 '독전'. TV VOD 매출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사진 NEW]

극장가에서 500만 넘는 관객을 모은 '독전'. TV VOD 매출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사진 NEW]

영진위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8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를 18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극장 관객 수는 재작년보다 1.6% 줄어든 2억 1639만 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영화 관객 수는 재작년보다 3.3% 줄어든 1억 1015만 명이다.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0.9%p 줄어들었지만 50.9%로 아슬아슬하게 절반을 넘었다. 다만 전체 매출액은 재작년보다 3.3% 늘어난 1조 814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진위는 "4월 이뤄진 관람료 인상의 효과"로 분석했다.
 이후남 기자 hoona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