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해도 농식품은 사상 최고…"베트남 삼성전자 구내식당 우리 닭고기 납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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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농식품 수출액이 5억76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9% 증가했다.

김치 수출 30.5%↑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월 농식품 수출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전년 1월 실적(5억4400만 달러)을 뛰어넘어 농식품 수출실적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국가 전체 수출액이 반도체 수출 감소 등으로 5.9% 감소하는 가운데 나온 성과다.

품목별로 보면 신선농산물 수출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4.4% 늘면서 상승세이고 지난해 소폭 감소(-1.4%)했던 가공식품은 증가세(3.9%)로 전환됐다. 신선농산물은 딸기·파프리카를 비롯해 인삼·김치 등 주력 품목 대부분 수출이 늘었다.

배추김치. [세계김치연구소]

배추김치. [세계김치연구소]

딸기(1180만 달러·26.9%↑)는 주요 시장인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등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아세안 국가로의 딸기 수출 증가율은 39.1%에 달했다.

김치(910만 달러·30.5%↑)는 일본 최대 유통업체(이온리테일) 판촉 등에 따라 큰 폭으로 늘었다. 우리 김치의 주요 수요처는 일본이다. 농식품부 이재욱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일본에서 우리 파프리카, 김치 등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특히 김치는 발효식품 효능에 대한 일본 현지 언론보도와 전국단위 판촉행사가 이뤄져 수출에 보탬이 됐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으로의 닭고기 수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141.0%인 것도 눈에 띈다. 김민욱 농식품부 수출진흥과 과장은 "재작년에 조류인플루엔자(AI)문제로 베트남에 우리 닭고기 수출이 중단된 적이 있었는데 지난해에 수출이 재개됐다"면서 "베트남 대형 급식업체 판로를 뚫어 베트남 삼성전자 공장에 우리 닭고기가 납품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 현지 삼성전자 구내식당 납품계약 체결로 안정적 구매처(연간 1200t)를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농식품부는 베트남 닭고기 대량 수요처를 지난해 1곳에서 올해 3곳으로 늘리고 베트남 닭고기 유통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급식·식자재 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하겠다고 밝혔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가공식품 수출은 음료·라면·조제분유 제품이 호조세를 보였다.

우리 에너지드링크 등이 인기를 얻으며 음료 수출도 늘었다. 동남아 국가인 캄보디아와 베트남에서 '국민 음료'로 박카스가 자리를 잡은 덕이 컸다. 베트남에서는 박항서 감독과 박카스의 발음이 비슷해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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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분유(98.2%↑)는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프리미엄 시장 공략, 영유아 전문 온·오프라인 전문매장 입점 등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농식품부 이재욱 식품산업정책실장은 “통상환경 악화 등으로 국가 수출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농식품 수출은 증가세다"면서 "농식품 수출 확대를 위해 1분기 집중 판촉·마케팅을 추진하고, 수출 애로 상담, 사업 설명회 등 '찾아가는 수출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상반기에 중국 상하이에서 현지 유통매장 211개소가 참여하는 대규모 물산전을 개최하고, 한류·현지 문화행사와 연계한 농식품 홍보(K-푸드 페어)와 온라인 판촉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신선식품 전용판매관(K-프레시존)도 지난해 3개국 18개소(싱가포르‧대만‧태국)였던 것을 올해는 5개국 30개소(홍콩‧베트남 추가)로 늘릴 방침이다.

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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