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되고 싶다"…박스엔 10억 낡은 돈다발이 가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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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 되고 싶다"는 메시지와 함께 일본 에히메현에 배달된 1만엔권 다발. [연합뉴스]

"도움이 되고 싶다"는 메시지와 함께 일본 에히메현에 배달된 1만엔권 다발. [연합뉴스]

일본 에히메(愛媛)현에 신원이 명확하지 않은 기부자가 1억엔(약 10억원) 가량의 지폐 다발로 가득 채워진 박스를 보낸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15일 에히메현 현청(도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나카무라 도키히로(中村時廣) 에히메현 지사가 수신인으로 적힌 상자 한 개가 현청에 택배로 배송됐다.

묵직한 박스를 뜯어본 나카무라 지사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안에는 "뭔가 도움이 되고 싶다"라는 메모지와 함께 1만엔(약 10만원)권 지폐 스무 다발이 빼곡하게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지폐 상태는 정상적이지 않았다. 너덜너덜해 한 장 한 장 떼어내기 어려울 만큼 들러붙어 있었다. 현재 쓰이는 1만엔권이 처음 유통되기 시작한 2004년 이전에 나온 돈도 있었다.택배 상자에 적힌 기증자의 이름과 해당 주소는 실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에히메현은 경찰에 문의해 도난이나 분실된 돈이 아닌 사실을 확인하고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에서 신권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은행법은 훼손 지폐의 경우 남은 면적을 따져 교환 여부와 가액을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에히메현은 새 돈으로 바꾸면 좋은 일에 쓰라는 기부자의 뜻을 살려 지난해 폭우 피해지역의 복구 비용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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