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文정부 부동산 정책 盧정부와 비교해 부족’ 지적에 “수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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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튜브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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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기간 글로벌 부동산 시장과 비교하면 국내 집값이 급격하게 오는 것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팟캐스트 방송에서다.

12일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 소장이 출연한 ‘고칠레오’ 5회에서 유 이사장은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노무현정부 때와 비교해 부족하다’는 취지의 지적에 “논리적으로 수긍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런데 정치적으로는 멀리 내다보고 옳은 길을 갔다가 치도곤을 당해서 엄청난 비극을 겪으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트라우마가 참여정부 인사들에게는 있다”고 언급했다.

남 소장은 “참여정부는 보유세 강화 대책이나 양도세 중과 대책, 단기 시장 조절 대책 등 세 가지를 다 했다”며 “부동산 과다 보유자들이 경제·정치·언론·종교 권력까지 쥐고 있는데, 전면 대결을 해서 굽히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장기 근본 대책이 부실하니까 미시적 금융대책이나 주거복지대책에 집중하고 있다”며 “참여정부의 패기를 잃어버렸다”고 혹평했다.

남 소장에 따르면 2003~2007년 주택가격을 공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4개 가입국 중 한국은 부동산 가격 상승 기준으로 18위를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을 제외하고 국내 부동산 가격은 5년간 9.3% 상승했다. 이는 덴마크 53.8%, 뉴질랜드 51.9%, 노르웨이 44.6%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남 소장은 이 시기 과잉 유동성과 저금리 정책 등으로 전 세계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고 밝혔다.

참여정부가 주택 공급에 등한시하고 수요 및 투기 억제에 집중했다는 주장도 ‘가짜뉴스’라고 남 소장은 밝혔다. 남 소장은 참여정부 시기 전국 주택 공급량은 253만8000호로 이명박 정부(227만6000호)나 박근혜 정부(244만6000호) 때보다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 소장은 문재인 정부가 미시적 부동산 대책에 그친다며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을 주문했다. 남 소장은 “문 정부는 장기적인 근본 대책은 내놓지 않고 주거복지 대책에 집중한다”며 “금융대책에는 과부하가 걸렸다”고 봤다.

이에 유 이사장은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참여정부와 비교해 야들야들하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사실상 공감을 표시했다.

유 이사장은 “임기 중의 평균 집값 상승률만 갖고 그 정부가 썼던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다 성공했다 말하기 어렵다”며 “인과관계까지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도 참여정부에서 일했던 사람이라 속으로는 당시 경제정책, 부동산 정책이 실패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서도 국민 평가를 너무 박하게 받아 그 얘기를 하기가 참 어려웠다”며 “옳은 일을 하면서도 고난을 겪는 일이 우리 인생에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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