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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1호 놓고 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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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루카스 포돌스키(21.독일.사진(左))와 리오넬 메시(19.아르헨티나.(右)). 이번 월드컵에 첫 시상하는 신인왕(best young player)의 유력한 후보다. 두 선수는 8강전에서 맞대결하는데, 이긴 팀의 선수가 선정될 가능성이 크다.

▶독일을 택한 포돌스키

뮌헨 월드컵경기장을 메운 홈 관중이 일제히 일어서서 박수를 보냈다. 후반 29분 올리버 뇌빌과 교체된 포돌스키가 라커룸으로 사라질 때까지 박수는 이어졌다. 포돌스키는 25일(한국시간) 열린 스웨덴과의 16강전에서 혼자 두 골을 넣어 독일의 2-0 완승을 이끌었다. 에콰도르전 1골을 포함해 벌써 3골을 넣었다.

폴란드 글라이비츠에서 태어난 그는 두 살 때 폴란드인 부모를 따라 독일로 왔다. 아버지는 프로축구 선수 출신이고, 어머니는 핸드볼 국가대표였다. FC 쾰른 유소년 클럽에서 축구를 배운 포돌스키는 빠르고, 힘 좋고, 골문 앞에서 침착성을 잃지 않는 골잡이로 성장했다. 독일 언론은 "위르겐 클린스만(현 월드컵 대표 감독) 이후 최고의 스트라이커"라는 찬사를 보냈고, 독일축구협회는 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그를 대표팀에 뽑았다.

포돌스키는 A매치 29경기에 나와 15골을 넣는 무서운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4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로슬라프 클로제도 어머니가 폴란드 사람이다. 그도 폴란드에서 태어났다. 독일이 이번 대회에서 넣은 10골 중 7골을 폴란드 출신이 기록했다.

▶조국을 지킨 메시

포돌스키만큼 많은 출장 기회를 잡지는 못하고 있지만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는 여전히 강력한 경쟁자다. 발등 부상으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던 그는 16일 C조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경기에 깜짝 등장해 15분 만에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아르헨티나의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는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갓 열아홉 살이 된 그를 "내 자리를 이어받을 유일한 선수"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아르헨티나의 '메시 매니어'들은 경기장에서 '메시'를 열호하지만 그는 모국 리그에서 뛰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메시의 가족은 2000년 불황의 늪에 빠진 아르헨티나를 떠나 스페인으로 이주했다. 메시가 13살 때였다. 바르셀로나에 자리를 잡은 축구 신동은 곧 명문 FC 바르셀로나 구단의 눈에 띄었다. 구단은 당시 1m40㎝로 또래보다 작은 키에 마른 체구를 가지고 있는 그를 위해 성장 치료까지 도왔고, 3년 뒤 그는 16살의 나이로 스페인 1부 리그에 데뷔했다.

스페인 축구협회는 그에게 귀화해 스페인 대표팀에 들어올 것을 제의했지만 메시는 정중히 거절하고 지난해 아르헨티나 청소년(20세 이하)국가대표팀 옷을 입었다.

뮌헨=정영재,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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