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고대 정시 합격선 상승, 추가합격 감소 “불수능 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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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정시모집 추가 합격자가 예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변별력이 높아 서울대와의 중복 합격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지난해 ‘불수능’ 여파로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최상위권 대학의 정시모집 합격선이 일제히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연휴가 시작된 지난 2일 정시모집 추가 합격자를 발표했다. 추가 합격자는 최초 모집에서 합격했지만 등록하지 않은 인원을 충원하기 위한 합격자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경우 대부분 서울대 등 다른 상위권 대학에 중복으로 합격한 학생들로 인해 추가 합격자가 발생한다.

올해 연고대 추가 합격자는 633명으로 전년도(654명)보다 약간 감소했다. 그런데 고려대는 추가 합격자가 226명으로 전년도(212명)보다 약간 늘어난 반면, 연세대는 407명으로 전년도(442명) 대비 감소 폭이 컸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두 대학의 수능 영어 성적 반영 방식의 차이 때문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려대는 서울대와 비슷하게 영어 등급에 따른 점수 하락 폭이 적지만 연세대는 서울대와 달리 영어 등급에 따른 점수 하락 폭이 크다. 그래서 다른 과목에 비해 영어 성적이 낮은 서울대 합격자라면 고려대에 중복 합격할 가능성은 높지만 연세대에 중복 합격할 가능성은 작다. 특히 올해 수능 영어가 불수능으로 출제되면서 서울대와 연세대 중복 합격자는 더욱 줄었을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대 정문 [중앙포토]

서울대 정문 [중앙포토]

중복 합격자가 줄었지만, 연고대 최상위권 학과들의 이탈률은 여전히 높았다. 연세대 경영학과(나군)의 경우 추가 합격자가 100명으로, 모집정원(118명)의 84.7%에 달했다. 고려대 경영학과(나군)도 모집정원(43명)의 83.7%인 36명이 추가 합격자다. 정시모집 가군에서 서울대를 선택한 인문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이 등록을 포기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자연계열에서도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는 51.4%,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는 48.4%가 추가 합격자에게 합격 기회가 넘겨졌다. 대부분 서울대 또는 타 의과대학 중복 합격자로 예상된다.

한편 불수능의 여파로 서울대와 연세·고려대 등 최상위권 대학의 정시모집 최초 합격선은 일제히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이 합격자 및 불합격자 표본 조사를 통해 추정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는 대학 환산 표준점수 600점 만점 기준으로 경영대학은 410.7점, 정치외교학부와 사회학과는 409.6점, 인문대학 406.7점이 합격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서울대 인문계열 합격선이 405점 이상으로 형성돼 지난해 대비 12점 이상 높아진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계열에서는 의예과 411.4점, 치의학과 406.6점, 컴퓨터공학부 406점 등이 가장 높았으며, 대체로 386점 이상이 합격선으로 예상됐다. 지난해보다 8점 이상 상승한 수치다. 연세대와 고려대 주요 학과의 합격선도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세대와 고려대 추가 합격자 등록은 7일 오후 4시까지다. 이때까지 정원을 채우지 못하면 8일에 2차 추가 합격자를 발표한다. 서울대는 7일 오후 2시에 1차 추가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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