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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오늘 김정은에게 실현가능·낙관적 제안할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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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오후 9시 10분(현지시간, 한국시간 6일 오전 11시10분)부터 약 45분에 걸쳐 의회에서 진행하는 신년 국정연설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의 장소와 시기를 발표할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WP, 고위 행정부 관리 인용해 신년 국정연설 전망 #샌더스 "정상회담 일정은 준비됐을 때 대통령이 발표" #조셉 나이 "김정은과 개인적 관계로 북핵 해결은 착각"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국정연설 혹은 그 직전에 (장소와 시기를) 발표할 것"이라 공언한 상태다. 국정연설이 아닌 그 직전이라 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기습적으로 발표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 언론이나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들은 2월 25일쯤 베트남 다낭에서 개최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다만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국정연설 당일인 5일 오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소 모호한 입장을 내비쳐 주목된다. 샌더스 대변인은 장소·시기를 국정연설에서 밝히는 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난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구체적인 걸 밝히기 전 앞서 나가지 않겠다"고 전제하면서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이) 2월 말에 열린다고 말했다. 우리는 아직도 전진 중이며 (협상의) 궤도 위에 있다. 구체적인 것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할 준비가 됐을 때 발표하는 것으로 넘기려 한다"고 말했다.

여론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사안인 만큼 트럼프에 전권을 넘긴다는 일반적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듣기에 따라선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국정연설에서 밝히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특히 현재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날 평양으로 건너 가 김혁철 전 스페인주재 북한대사와 북미정상회담 관련 의견 조율에 나설 예정인 만큼 북한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직전에 정상회담 일정을 박아서 공개하는 게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익명을 요구한 고위 행정부 관리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매우 미국적이고(very American), 실현가능하고(can-do), 낙관적인(optimistic) 접근 방식을 제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을 제시할 경우 각종 지원을 통해 북한이 경제적으로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길을 열겠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여간 북한에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최대의 압박' 작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한 지난해 국정연설 때와는 사뭇 다른 내용이 될 것이란 얘기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연설의 주제는 '위대함을 선택한다(Choosing Greatness)'"라며 "국정연설 내용은 미 국민들의 열망에 호소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조셉 나이 전 국무부 부차관은 이날 VOA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개인적 관계가 북핵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선 안 된다"며 "북한은 국가의 근원이자 정권유지 수단인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차 정상회담 개최 자체를 반대하진 않지만 제대로 준비된 것이어야 한다"며 "(비핵화) 시간표와 검증 방법이 마련된다면 매우 유용한 다음 단계가 될 것이며 그 대가로 대북제재를 일부 완화해 북한과 경제적 관계를 늘리는 방안을 상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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