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35년간 묶인 개발꿈 부풀어|고찰건봉사 복원앞당겨|농지엔 고소득작물재배|민통선해제 고성·양구·화천 주민표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30여년을 금단의 선(선)에 묶여 한울타리안 동네를 마치 국경을 넘나들듯하며 살아온 불편이 이젠 없어지게 됐습니다.』
국방부의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일부 북상조정으로 민간인 출입통제가 해제된 1일 강원도 고성·양구·화천의·해당지역 주민들은 오랜 숙원이 풀린데 하나갈이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들이다.
민통선실정 35년동안 엄격한 통제속에 살아온 주민들은 며칠전까지도 길목에 버티고 있던 군검문초소가 옮겨지고 정적만이 갇돌던 민통선지역에 일반내방객들이 몰려들자 믿기지 않는듯 의아해하면서도 변화의 바람을 타고 지역개발 기대에 부푼표정들.
『건봉사는 신라때 호국불교의 대표적인 사찰이라 옛날엔 참배객들이 골을 메웠다 합니다.
그러나 6·25때 건물이 불에 타 없어지고 민통선안에 위치, 출입이 불가능했는데 앞으로 사찰이 복원되면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겁니다.』
이번 해제조치에 건봉사지역이 포함된 고성군 번영회장 함희조씨(68)는『민통선출입 자유화조치로 사찰복원계획이 앞당겨져 화진포등지와 함께 전국에 이름난 불교유적관광지로 각광받을 날이머지않은 것같다』 고 기대했다.
또 주민 최찬성씨(47·고성군토성면)는 『평소 내고장의 유명사찰을 참배하고 싶었어도 츨입이 안돼 못하고 있다가 통제가 풀려 곧바로 찾았다』며 『하루빨리 통일기원도량으로 복원, 단장됐으면 좋겠다』 고 했다.
한때 전두환 전대통령의 은둔처로 거론되기도한 건봉사 (주지 임정산·고성군 거진읍 냉천리)는 신라법흥왕7년(서기520년)에 아도화상이 창건한 고찰로 임진왜란때 사명대사가 승병을 양성, 봉기한 국난극복 유적지.
전성기엔 7백66칸의 거찰로 금강산 유점사등 30개 말사를 거느린 불교조계종 3교구 본사였으나 6·25때 불 탄뒤 설악산 신흥사로 본사를 옮겼고, 86년 경내에 있는 석가진신사리탑이 도굴됐다가 l2과중 8과를 다시 찾아 현재 법당에 봉안돼 있다.
지역번영회등 주민과 사찰측은 이같은 유래를 들어 민통선안 건봉사 출입허용을 국방부에 수차례 건의, 1월26일 임시해제 허가돼 기념법회를 가진후 이번에 정식 해제된것이다.
사찰측은 임시해제기간에 하루 평균 1백여명에 달했던 신도및 관광참배객이 이번 출입자유화 조치로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올해 강원도의 협조를 받아 옛 절터의 지표조사와 측량을 마친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법당등 사찰복원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번 민통선해제로 지금까지 엄격한 통제로 인해 개발이 낙후된 지역의 개발사업이 촉진될 전망이다. 현재 강원도내에서는 2천4백23가구 1만730명의 주민들이 민통선북방지역의 논5백94만평, 밭3백67만평등 모두 9백61만평의 농경지를 경작중인데 지금까지식량작물에 한정돼온 제한영농이 앞으로는 영농시간연장등에 힘입어 고소득작물재배로 많이 전환, 육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지난해 22만명, 올들어 1만2천명의 관광객이 다녀간 평화의 댐 일대 관광개발이 촉진돼 현재 지역별로 개발사업이 추진중인 철원등지의 안보관광지와 연계개발이 기대되며 양구 대암산·인제 매봉산에 군락을 이루는 희귀식물과 동물에 대한 체계적인 학술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있다.
특히 민통선 북방지역은 여지껏 국토이용계획에서도 제외돼 왔으나 이번에 처음 건설부가 국토이용계획 대상지역에 넣어 이용계획을 입안중인데 따라 강원도측도 현재 국토개발원에 용역을 주어조사중인 「강원도 장기발전 전략」 에 역시 민북지역을 포함시켜 현지답사를 마치는등 개발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다.
도지역경제과장 최헌영씨는 『올해 3백17억원이 투입되는 민북지억의 주거환경개선과 생산기반시설등 2개분야 27건의 개발사업과는 별도로 민통선출입자유화조치에 따른 정기 노 선버스개설, 도로포장, 영농개선, 생활편익시설확충등 전반적인 지원대책이 새로 검토될 것으로본다』고 말했다.【춘천=권혁룡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