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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장이 한인 개발업자에 후원금 요청"

미주중앙

입력

대가성 거래인가. 순수한 후원금인가.

LAT, LA시 모금 정황 보도
아태평양 행사 통해 요청
데이비드 류 의원과도 연락

연방수사국(FBI) 수사 대상에 오른 레이 챈(62) 전 LA건물안전국장겸 전 LA경제개발담당 부시장이 다운타운 개발업자들로부터 후원금을 모금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LA타임스(LAT)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FBI가 LA시와 시의회 관계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챈이 대형 프로젝트 개발업자들에게 후원금을 요청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챈은 프로젝트 승인을 기다리는 개발업체 최소 7곳으로부터 수만 달러의 후원금을 모금했다. 타임스는 챈이 프로젝트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시키는데 정평이 난 인물로, 그가 '2017년 아태평양 미국인 문화유산의 달' 행사를 위해 후원금을 요청한 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챈은 부시장을 역임한 동안 LA내 중국 부동산 개발업자들과 시청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2013년~2016년에 건물안전국장으로 개발업자들의 프로젝트 승인을 도왔다. 2016년 5월에 에릭 가세티 시장으로부터 경제개발국 부시장으로 임명된 그는 2017년 4월 임기가 끝날 무렵에 개발업자들에게 후원금을 요청해 이번 스캔들의 핵심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FBI는 챈이 2017년에 부시장직을 내려놓고 근무했던 개발업체 CCC 투자그룹도 조사 중이다.

그가 아태평양 행사 공동 의장인 데이비드 류 4지구 시의원 측과 후원금과 관련된 이메일을 주고 받은 내용도 공개됐다. 챈은 류 의원의 스케줄 보좌관인 지예나씨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개발사 '서카(Circa)'에 지분을 갖고 있는 제이미슨 프로퍼티의 데이비드 이 회장에게 후원금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 이 회장은 35층 타워 건물 2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었다. 챈은 "다음 주에는 헤이즌스, 오션와이드, 그린랜드, 이 회장 등의 후원자들에게 접촉할 것이다. 행운을 빌어달라"라고 썼다.

당초 이 회장이 후원을 꺼려하다가 마음을 바꾼 내용도 나왔다. LA시 공공사업국 커미셔너 조엘 자신토에게 이 회장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한 이메일이었다. "이 회장이 후원을 놓고 마음을 바꿀 수도 있다. 자신토가 한마디 한 것 같다."

류 의원 사무실의 에스테반 몬테마이어 공보관은 본지와 통화에서 "챈의 모금 과정은 전혀 몰랐고, 행사 후원금이 전달된 뒤에서야 누가 후원했는지 알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모금 활동이 불법은 아니지만 챈이 프로젝트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 수 있었는지에 따라 윤리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프로젝트 승인을 기다리는 업자들의 경우, 시 관계자 요청을 거절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주공정정치위원회의 앤 레이블 전 위원장은 "챈이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프로젝트였다면 후원금 요청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류 의원과 함께 행사의 공동 의장을 맡았던 가세티 시장은 챈의 모금 스캔들과 관련해 "커뮤니티 행사를 위해 모금활동을 하는 게 이상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시장실에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신경에 거슬린다"고 밝혔다. 가세티 시장은 최근 2020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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