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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왕-MVP 석권’ 알리, 부정선수 논란 딛은 최고별

중앙일보

입력

카타르 공격수 알모에즈 알리가 일본과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선제골 직후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카타르 공격수 알모에즈 알리가 일본과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선제골 직후 환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은 알모에즈 알리(23)라는 깜짝 스타를 앞세운 카타르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카타르는 2일 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막을 내린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일본에 3-1로 완승을 거두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전반에만 두 골을 몰아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고, 후반에 한 골을 추가했다. 탄탄한 일본 수비진을 상대로 세 골을 몰아친 공격력이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알모에즈 알리는 전반 12분 만에 화려한 오버헤드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경기 초반 분위기를 카타르가 장악하는데 기여했다. 왼쪽 측면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받아 수비수를 등진 상태에서 두 차례 트래핑한 뒤 오른발 오버헤드킥으로 마무리했다. 일본 수문장 곤도가 몸을 던졌지만, 슈팅의 각도가 워낙 좋았다. 알리의 발끝을 떠난 볼은 오른쪽 골포스트에 맞고 굴절돼 골대 안쪽으로 빨려들어갔다. 기세가 오른 카타르는 전반 27분 압둘라지즈 하템의 중거리 슈팅으로 스코어를 벌렸다.

부정선수 논란에서 벗어난 알리는 결승전 오버헤드킥 득점포로 마음고생을 날려버렸다. [AP=연합뉴스]

부정선수 논란에서 벗어난 알리는 결승전 오버헤드킥 득점포로 마음고생을 날려버렸다. [AP=연합뉴스]

알리는 이번 대회 카타르의 질주를 이끈 주인공이다. 조별리그에서 북한을 상대로 네 골을 몰아친 것을 비롯해 9골을 터뜨리며 득점왕과 MVP를 석권했다. 한 대회 9골은 아시안컵 역사를 통틀어 최다 득점 신기록이다.

아프리카의 수단 출신인 알리가 귀화 과정을 거쳐 카타르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선수라는 점도 주목 포인트였다. 이번 대회 혜성처럼 나타나 득점포를 몰아친 알리를 두고 그를 상대한 몇몇 팀들이 ‘부정선수 의혹’을 제기해 조사가 이뤄지기도 했다.

국제축구연맹(AFC)은 귀화 선수의 A매치 출전 자격에 대해 ▲부모 또는 조부모가 귀화한 나라의 국적 보유자이거나, 또는 ▲선수 본인이 만 18세 이후 해당 국가에서 최소 5년 이상 생활한 경우에 한해 허용한다. 알리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나라들은 두 가지 조항 모두 알리와는 해당사항이 없다며 AFC에 조사를 촉구했다.

알리(오른쪽)가 일본과 아시안컵 결승전 선제골 직후 동료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알리(오른쪽)가 일본과 아시안컵 결승전 선제골 직후 동료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일본과 결승전을 앞두고 일부 언론이 “일본이 카타르가 부정 선수 기용에 따른 벌칙으로 몰수패를 당하길 기대하고 있다”며 자극적인 보도를 쏟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조사를 맡은 AFC는 결승전 킥오프 직전 “알리의 출전 자격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카타르의 손을 들어주고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알리가 결승전에서 꽂아넣은 카타르의 첫 골은 대회 기간 내내 자신을 따라다닌 ‘부정 선수 의혹’과 그에 따른 마음 고생을 훌훌 털어버린 득점포이기도 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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