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노조결성 기습강행|한양대 봉쇄되자 연대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전국 교원노조 준비위원회는 28일 오후1시30분 연대에서 기습적으로 노조결성대회를 갖고 「교직원이 교육의 주체가 되겠다」는 내용의 선언문과 각급학교 입학 학급수를 4∼8개로 줄이고 학급당 학생수를 37∼47명으로 줄이며 현행 교원봉급을 20.7%(평균) 인상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연대결성대회에서 윤영규씨(54·전남체고교사·전교협회장)를 초대위원장으로 선출했다.

<관계기사 3, 14면>
노조준비위는 한양대 대회가 경찰의 원천 봉쇄 등으로 저지되자 이중 3백여명이 연대에서 결성대회를 가졌고 일부교사·학생 등 1천2백여명은 인근 건국대에 모여 노조결성보고대회와 당국의 대회장 봉쇄조치에 항의하는 집회를 가졌다.
교사들은 노조결성 선언문에서 『교원노조결성은 학생·학부모와 함께 교직원이 교육의 주체로 서겠다는 것일뿐』이라고 밝히고 민족·민주·인간화교육실천을 위한 참교육운동을 전개해나갈 것을 결의했다.
교사들은 이날 채택한 단체협약안 시안을 통해 ▲호봉승급기간을 현행 30년에서 21년으로 단축 ▲호봉간 평균 승급액을 현행 1만2천5백16원에서 2만2천3백48원으로 78·6%인상 ▲연7백% 상여금 일괄지급 등을 요구하고 교원의 노동3권 보장을 위한 교육관계법 개정도 촉구키로 했다.
노조측은 또 각급학교에 인사위원회를 설치, 담임배정을 심의키로 했다.
경찰은 대회에 참가하려던 교사·학생 1천1백61명(교사 6백27명·학생 4백71명·기타 63명)을 연행, 이중1천1백56명을 「집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 등을 받고 오후 늦게 귀가조치하고 5명만 조사중이다.
한편 결성대회를 끝낸 노조위원장 윤영규씨 등 노조집행간부 24명은 28일 오후 9시30분부터 서울마포 민주당사에서 구속자 석방·노조탄압중지 등을 요구하며 철야농성을 벌이는 한편 31일 전국지부 및 지회별로 결성대회 보고행사를 갖고 6월1일부터 분회결성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대회강행=노조준비위는 28일 오후 1시·한양대에서 열기로 한 결성대회가 경찰 등의 봉쇄로·무산되자 오후 1시30분부터 연대로 장소를 옮겨 준비위원장 윤씨를 비롯, 부위원장 이부영씨(43·송곡여고), 사무처장 이수호씨(40·신일고) 및 5개시·도지부대표 등 집행부간부 8명과 전교협 소속교사 등 3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대회를 가졌다.
대회는 개회선언을 시작으로 위원장 윤씨의 대회사 및 위원장단 소개, 사무처장 이씨의 경과보고에 이어 참석교사 전원의 지지박수로 위원장에 선출된 윤씨의 결성선언문낭독 순으로 20여분동안 진행됐다.
◇지방=전남지역교사 1천3백여명은 28일 오전 7시 전세버스 20대로 상경하려다 경찰의 저지로 무산되자 전남대 5·18광장에서 교원노조결성 및 탄압저지 규탄대회를 열었다.
전북교사협의회 소속 교사 40명도 경찰의 봉쇄로 서울대회참가가 저지되자 명동성당에서 교원노조 결성대회를 갖고 오후 6시20분쯤 전교협 사무실에 모여 오후 8시까지 항의농성을 벌였다.
제주에서는 오후 2시쯤 상경이 저지된 교사 30여명이 제주 전교협사무실에서 「교육민주화 탄압 규탄」성명을 내고 2시간30분 동안 농성을 벌였으며 강원도 속초·고성·양양지역 전교협소속 회원 30명도 오후 1시 한겨레신문 속초지국에서 대회참가저지 항의 농성을 벌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