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두달째 수출 감소에 정부 대응 돌입…中企 “제조원 표기 의무 없애달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수출 증가율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다음 달 수출활력대책을 확정해 내놓기로 했다.

홍남기 "올해 신규 일자리 15만개 안 될 수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주재하며 “반도체 가격 하락, 미ㆍ중 수출 둔화 등으로 수출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1월에도 같은 기간 전년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2% 줄었다. 앞서 관세청은 1월 1∼20일 수출이 257억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4.6% 감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1월 수출이 감소하게 되면 2016년 9~10월 이후 처음으로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다.

30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 참석한 홍남기 경제부총리(왼쪽에서 두번째) [연합뉴스]

30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 참석한 홍남기 경제부총리(왼쪽에서 두번째) [연합뉴스]

이 같은 수출 부진은 전체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의 단가가 하락하면서 수출 규모가 줄은 탓이 크다. 극심한 반도체 편중 수출 구조의 취약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서 중간재를 중국에 많이 수출하는 한국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원유 가격 하락도 부담이다. 원유를 원재료로 하는 석탄ㆍ석유제품, 화학제품 수출 가격이 덩달아 내리는 데다, 원유를 수출하는 신흥국들의 경제 사정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와 통상마찰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수출 활력을 되찾기 위한 대책 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오늘 논의를 바탕으로 수출활력 제고 방안을 다음 달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특히 수출 중소기업의 충격이 클 것으로 보고 이들을 위한 지원 방안을 준비 중이다. 최근 기재부 성장혁신팀은 대한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코리아 스타트업 포럼 회원사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는 정보기술(IT) 솔루션 등 서비스업체, 일반 무역업체, 뷰티ㆍ패션 분야 기업 등이 모였다.

이들 수출기업은 "제조사 표기의무를 없애달라"면서 "해외 업체가 '레시피 카피'를 해가는 걸 막아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우리나라는 화장품ㆍ식품 등은 ‘제조원’표기가 의무사항이다. 그런데 ‘제조원’을 확인한 중국 등 해외 바어어들이 이를 보고 유통ㆍ제조판매원을 건너뛴 뒤 바로 ‘제조원’(제조 회사)에 연락을 해 같은 제품을 제조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레시피 카피에 취약한 대표적인 사례가 K-뷰티의 대표 제품인 마스크팩이다. 우리 제품들을 베낀 상품들을 해외 유통체인점들이 자체브랜드(PB)로 내놓고 있다. 제품 관련 기밀정보를 우리 스스로 공개해 중소기업 브랜드가 해외시장에 정착하지 못한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화장품중소기업수출협회는 “대부분 선진국에선 제조원을 표기하지 않는다”면서 “한국의 규정은 기업들에 수출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업체들은 보증기관의 교차 활용을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는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의 한쪽만 보증 활용이 가능하다. 이들은 현재 제조업 위주로 돼 있는 수출 진흥책이 서비스 산업까지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K-제품 수출을 위해 정부가 K팝 및 한류 활용 정책을 수출 정책에도 반영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는 “올해 신규 일자리 15만개 목표가 쉽게 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가용한 모든 정책을 다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고용 부진은 경제 구조적인 요인과 인구적인 측면, 정부 정책의 영향과 경기적인 상황도 있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민간 일자리 창출이며 민간 기업 활동을 마음껏 하도록 해서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고용 목표를 달성하는) 첩경”이라고 강조했다.

손해용ㆍ서유진 기자 sohn.y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