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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모를 「가려움 병」많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최근 들어 「까닭 모를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년이상의 직장인이나 신경이 예민한 주부들에게 많은 이 가려움증(피부소양증)은 당뇨법 등 각종 질환과 목욕습관·스트레스 등이 다양하게 원인으로 작용한다.
한양대의대 피부과 김재홍교수(피부법리학)는 『요즘에는 샤워·사우나를 지나치게 자주 하는 「목욕문화」때문에 가려움증을 나타내는 환자들이 부쩍 늘고있다』고 지적한다.
목욕수건 등으로 피부를 지나치게 문지른다든지 너무 잦은 샤워와 사우나는 피부의 수분증발을 초래, 가려움증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
특히 신체기능의 퇴화가 눈에 띄는 40, 50대에 목욕을 너무 자주 하면 「노인성가려움증」을 재촉한다는 지적이다.
피부막(표피)은 보통 각질층·과립층·유극층·기저층 등 4개층(손발은 5개층)으로 돼 있는데 이중 과립층 맨 윗 부분과 질층 조직이 죽은 것이 바로 몸의 「때」라는 것.
이것이 완전 재생되려면 2주일이 걸린다. 때문에 빈번한 목욕은 피부막을 벗겨지게 함으로써 피지샘을 통한 기름기와 땀샘의 수분증발을 촉진, 피부를 마르게 해 가려움증을 일으킨다는 것.
김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또 피부가 건조할수록 가려움이 많아진다』고 밝히고 『원칙적으로 때밀이는 2주, 가벼운 목욕은 1주에 각각 1번 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다.
목욕습관상 잦은 목욕-가려움-목욕의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사람들은 우선 목욕횟수를 주2회 정도로 줄여보도록 권했다.
경희대의대 김낙인교수(피부과)는 『피부의 pH(수소이온농도;5 ∼ 6 )보다 높은 알칼리성비누,자극성이 심한 비누도 가려움증을 가져오므로 유아용화장비누 같은 순한 비누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또『비듬과 마찬가지로 전신의 가려움증도 스트레스와 깊은 관계가 있다』며 『30, 40대 직장인·주부·수험생 환자의 경우 성기·항문주위에 신경성 또는 권태성 가려움증을 보이는 수가 많다』고 지적한다.
가려움증은 때로 각종「질병의 적신호」로 나타날 수 있음에도 주목해야 한다.
의학전문가들은 가려움증을 나타내는 주요 질병으로 피부병 이외에도 ▲당뇨병 ▲간질환 ▲신장질환 ▲암 등이 있다고 말한다.
국립의료원 유형준박사(내과)는 『당뇨병 환자 중 30% 이상이 가려움증으로 고통 받으며 약10%는 가려움증 치료를 위해 피부과에 갔다가 당뇨병이 발견된다』고 밝혔다.
중년의 경우 이 같은 증세에다 다음·다뇨·다식과 고질적인 염증·피로·성욕감퇴·관절운동이 힘들어 지는 등의 증세가 겹치면 당뇨병일 확률이 높다고 유박사는 강조한다.
또 간암·간염·간경화·지방간 등 간에 이상이 있을 때도 가려움증이 생긴다.
가려움증과 함께 ▲가슴·목에 빨간 혹(거미상혈관종)이 생기고 ▲얼굴이 까맣게 되고 몸이 부으면 간이 나쁘다는 증거다·
이밖에도 가려움증이 보이면 ▲몸 안의 찌꺼기가 걸러지지 않고 요산의 축척에 따른 신장질환▲호르몬계통의 이상에 의한 갑상선질환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는 것. 가려움증과 관련 있는 이들 질환은 대부분 수분증발과 피부건조에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양대 김교수는 『따라서 가려움증이 있다고 해서 약국에서 무턱대고 스테로이드제제 등을 사 바를 경우에는 피부위축·모세혈관확장증·여드름등부작용은 물론 다른 질환의 악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 김영섭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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