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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로 암을 치료한다? …유전자 변형으로 항암 효과 달걀 생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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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의 로슬린 연구소가 28일(현지시간) 닭의 유전자를 조작해 항암과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달걀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스코틀랜드의 로슬린 연구소가 28일(현지시간) 닭의 유전자를 조작해 항암과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달걀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대학 산하 로슬린 연구소가 닭의 유전자를 조작해 항암과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단백질이 함유된 달걀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로슬린 연구소는 지난 1996년 복제 양 ‘돌리’가 태어난 곳이다.

28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이같이 만들어진 단백질은 기존 다른 방법으로 생산된 단백질보다 생산비가 훨씬 저렴하면서도 동일한 효과를 보인다고 전했다.

이미 달걀은 독감과 예방주사 등에 쓰이는 백신용 바이러스 배양에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로슬린 연구소가 개발한 접근법은 기존과는 다르다.

우선 달걀노른자를 제외한 흰자만을 추출한다. 그리고 이 흰자 속 단백질 중 두 가지의 특정 면역 단백질을 추출한다.

하나는 항암과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IFNalpha2a’ 단백질이고, 다른 하나는 손상된 세포의 자가 복원에 쓰이는 ‘macrophage-CSF’ 단백질이다.

이후 이 단백질로 치료제를 만들어 닭에게 주입하면 닭이 해당 단백질을 함유한 달걀을 낳는 방식이다.

리사 헤론 소장은 “(이 방법을 통하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약제를 만드는 데 달걀 3개면 충분하다”며 “닭 한 마리가 1년에 300개 알을 낳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달걀 3개로 300개 치료 약을 만드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똑같은 단백질을 생산하는 비용보다 100배에서 10배가량 저렴하다”며 “닭에게도 고통을 주지 않고, 보통 알을 낳듯이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한 로슬린 연구소 헬렌 상 교수는 “닭을 이용해 치료 단백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며 “다른 분야에도 널리 적용될 수 있는 이론적 기틀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보고서는 ‘피어 리뷰드’(peer-reviewed) 학술지, ‘BMC 생명공학’(BMC Biotechnology) 최근호에 실렸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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