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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코스피 2170선 훌쩍, 3개월만에 최고 “반도체 바닥 확인”

중앙일보

입력

코스피 지수가 2170선을 넘어섰다. 석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5일 코스피 지수는 하루 전보다 32.70포인트(1.52%) 오른 2177.73으로 마감했다. 2170선을 넘어선 건 지난해 10월 10일(2228.61)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상승 마감한 25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뉴스1]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에 힘입어 상승 마감한 25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뉴스1]

해가 바뀌자마자 2000선 아래 떨어질 만큼(3일 1993.70) 심했던 증시 한파가 어느새 걷혔다. 코스피 지수는 사흘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며 2200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도 전일 대비 6.97포인트(0.99%) 상승하며 711.38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23일(719.00) 이후 석 달 만의 710선 회복이다.

코스피 시장에 훈풍을 몰고 온 건 국내 시가총액 1~3위에 포진해 있는 반도체주(株)다. 이날 하루 삼성전자(3.95%), SK하이닉스(5.82%), 삼성전자 우선주(3.62%)가 일제히 3~5%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시장이 기대했던 수준 이하의 지난해 4분기 실적으로 발표했다. 그런데도 ‘불확실성이 걷혔다’ ‘바닥을 확인했다’는 평가 속에 외국인 투자자가 반도체 업종을 집중 매수했다.

반도체 '실적 쇼크' 이후 "바닥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외국인이 관련 업종을 집중 매수 중이다. [중앙DB]

반도체 '실적 쇼크' 이후 "바닥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외국인이 관련 업종을 집중 매수 중이다. [중앙DB]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기 대비 13% 감소한 9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전기비 31.6% 줄어든 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발표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 회복과 불확실성 소멸 기대감을 반영하며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됐다”고 풀이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마무리 국면이고 올 상반기 중 시황이 바닥을 찍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상장사 이익에 대한 불안은 상당 부분 (주가에) 선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로 국내 상장사 이익 전반에 대한 우려가 자리 잡고 있었지만 해소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G2(중국과 미국)’ 경기 부양에 따른 관련 업종 이익 개선을 기대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모든 불확실성이 사라진 건 아니다. 코스피 회복 흐름을 가로막을 수 있는 변수가 아직 남아있다.

백찬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30일부터 시작하는 미ㆍ중 고위급 무역 협상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며 “그간 무역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의 상승세를 견인해온 만큼 협상 과정 흘러나오는 잡음에 시장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백 연구원은 “셧다운(의회 예산 합의 불발에 따른 미국 연방정부 업무 정지)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29~30일 예정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연방준비제도(Fed)가 ‘비둘기파’적(통화 완화적) 기조를 이어갈 것인지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현재로썬 예상보다 양호한 기업 실적이 이런 대외 변수에 민감한 주식시장에서 하방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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