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 논란' P1 초계기 탄 日방위상 "한국에 재발방지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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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이 25일 가나가와현 아쓰기기지에서 P1 초계기에 오르며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지지통신]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이 25일 가나가와현 아쓰기기지에서 P1 초계기에 오르며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지지통신]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이 25일 해상자위대 기지를 찾아 한일 레이더 논란의 중심이었던 P1초계기에 탑승했다.

이와야 방위상, 자위대 기지 시찰 #파일럿 점퍼 입고 P1 초계기 타 #"레이더 조사는 매우 위험한 행위" #국방부 사진 공개엔 "증거 제시안할 것" #"경계감시 임무 24시간 365일 실시" #日언론 "사진에 해수면 찍히지 않아 입증 안돼"

이와야 방위상은 이날 오후 가나가와현 아츠기(厚木)기지의 부대를 시찰했다. 이 기지는 일본 측이 한국 해군 소속 광개토대왕함이 레이더를 비췄다고 주장한 P1 초계기가 소속된 곳이다.

파일럿 점퍼 차림을 한 이와야 방위상은 다음 시찰지로 이동하기 위해 P1 초계기를 이용했다. 초계기 안에서는 자위대원으로부터 실제 초계기 감시 임무에 관한 설명도 들었다.

이와야 방위상이 아츠기 기지를 시찰한 것은 한달 넘게 레이더·저공비행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자위대원들을 격려하는 한편, 해상자위대 임무와 역할을 부각하기 위한 행보로 보여진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이 25일 가나가와현 아쓰기기지에서 자위대원들의 사열을 받고 있다. 뒤쪽으로 P1 초계기가 보이고 있다. [사진=지지통신]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이 25일 가나가와현 아쓰기기지에서 자위대원들의 사열을 받고 있다. 뒤쪽으로 P1 초계기가 보이고 있다. [사진=지지통신]

이와야 방위상은 부대원들에게 "레이더 조사 (照射·비춤)은 예측하기 어려운 사태를 부르기 쉬운 매우 위험한 행위임을 한국 측에 항의하고, 철저한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수백발 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하고 있고, 중국은 군사력을 급속하게 강화하면서 우리나라 주변의 해공역에서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면서 "경계감시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은 안전보장상, 매우 중요한 임무다"라고 말했다.

NHK는 "계속해서 주변해역의 경계감시활동을 실시해나갈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이와야 방위상은 전날 국방부가 일본 초계기의 저공비행 증거로 사진 자료를 공개한데 대해 “한국 측 지적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와야 방위상은 이날 오전 각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해상 자위대의 초계기는 평소 항로를 비롯해 데이터 등 활동 기록을 남기고 있다. 어제 (한국 측이) 제시한 수치는 정확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2일 방위상에 임명된 이와야 다케시 의원[로이터=연합뉴스]

2일 방위상에 임명된 이와야 다케시 의원[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일본 측이 보유하고 있는 증거를 제시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엔 “특별히 없다”고 밝혔다.

이와야 방위상은 “(일본 초계기는) 국제법규와 국내법 등에 비춰 최소한 거리 500미터, 높이 150미터 이상 근접하지 않으며, 이번에도 그렇게 운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기준은 일본이 마음대로 독자적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국제법 또는 국내법, CUES(해상충돌회피규범)이나 항공법 등에 따른 것이다. 미군이나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등도 거의 같은 기준이라고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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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자위대는) 일본 주변의 해공역의 경계감시를 상시적으로 24시간 365일 하고 있다”면서 “이 활동은 앞으로도 적절히 해나갈 생각이므로, 한국 측이 반드시 이를 이해하고 냉정하고 적절히 대응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군 당국이 일본 해상초계기 P-3가 23일 이어도 인근 해상에서 우리 해군 대조영함에 대해 60m 고도까지 근접위협비행한 상황을 보여주는 영상을 24일 공개했다. [사진 국방부]

군 당국이 일본 해상초계기 P-3가 23일 이어도 인근 해상에서 우리 해군 대조영함에 대해 60m 고도까지 근접위협비행한 상황을 보여주는 영상을 24일 공개했다. [사진 국방부]

일본 언론들은 전날 국방부가 공개한 사진자료와 "초계기가 위협을 할 의도도 이유도 없다"는 전날 이와야 방위상의 발언을 함께 소개했다.

아사히 신문은 관저 간부를 인용해 "(국방부가 제시한 사진은) 증거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제대로 된 것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산케이 신문도 1면 기사를 통해 "함정 우현 통과시 고도 60미터라는 설명이 붙은 사진에선 해수면이 보이지 않는다"며 "한국 주장은 입증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25일 아사히 신문 4면에 한국 국방부가 "일본 초계기가 저공비행을 했다"며 공개한 사진이 실려있다. 윤설영 특파원.

25일 아사히 신문 4면에 한국 국방부가 "일본 초계기가 저공비행을 했다"며 공개한 사진이 실려있다. 윤설영 특파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어제 사진을 공표한 것은 유감이며, 한국 측엔 냉정하고 적절한 대응을 요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스가 관방장관은 전날에도 초계기의 위협비행이 있었다는 한국 군 당국의 발표에 대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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