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악다구니' 손혜원을 울게 만든 그것…후원금 주고받은 내역 보니

중앙일보

입력

“올해 국회의원 후원금 1억5000만원을 모두 채워주셨습니다. 눈 하나 깜빡 않고 악다구니로 싸우고 있는데 여러분들이 저를 울게 만드십니다.”

의원 되기 전엔 유은혜·진선미 의원 후원 #직업란엔 '사업자''기타''회사원''대표' #배지 단 후인 2017년엔 500만원 후원자 8명

지난 24일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중 일부다. 제기된 여러 의혹으로 곤혹스런 가운데서도 후원금이 쇄도해 감정이 복받친다는 내용이었다. ‘후원금 러시’가 화제가 되면서 덩달아 손 의원의 과거 후원 내역에도 관심이 쏠린다. 손 의원이 후원해 준 정치인, 거꾸로 손 의원에게 후원한 인사는 누구일까. 연간 300만원 이상을 후원해 이름이 공개된 인사들을 대상으로 살펴봤다. 25일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받은 ‘고액 후원금 내역서’를 토대로 했다.

손혜원 의원이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는 기자회견을 한 후 홍영표 원내대표의 어깨를 두드리고 있다. [중앙포토]

손혜원 의원이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는 기자회견을 한 후 홍영표 원내대표의 어깨를 두드리고 있다. [중앙포토]

우선 손 의원이 후원자인 경우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인 2012~2015년 유은혜 의원에게 630만원, 진선미 의원에게 1440만원을 후원했다. 공교롭게도 둘은 문재인 정부에서 각각 사회부총리겸 교육부 장관과 여성가족부 장관을 맡고 있다.

손 의원은 2012년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유은혜 의원에게 320만원을 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그 해 3월 200만원을, 10월~12월 매달 40만원씩 후원금을 납부했다. 직업란엔 사업자로 기재했다. 2013년엔 1~4월까진 매달 40만원씩, 5월엔 40만원씩 두번을, 6~12월까진 매달 10만원씩 총 310만원을 냈다. 직업은 회사원으로 적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연합뉴스]

손 의원은 2015년 7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남편과 고(故) 김근태 의원이 대학 동창이다. 남편이 저한테 ‘내 친구 근태를 좀 도와 달라’고 해서 김 의원 후원회에 나가는 책자 만드는 일을 한 적이 있다”며 “그 책 만드는 걸 담당한 사람이 유은혜 의원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국회로 들어온 손 의원은 2016년 8·27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 전국여성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유 의원을 공개 지지하다 당 선관위로부터 주의조치를 받기도 했다.

손 의원은 진선미 의원에게는 더 많은 금액을 후원했다. 2013~2015년 매달 40만원씩 3년간 꾸준히 냈다. 후원액을 모두 합하면 1440만원이다. 2013년과 2014년엔 크로스포인트 대표로, 2015년엔 ‘기타’로 직업을 표기했다. 손 의원은 진선미 의원의 후원회장이기도 하다. 진 의원은 변호사 시절 손 의원 회사의 고문 변호사 역할을 맡았었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중앙포토]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중앙포토]

앞서 손 의원은 2015년 9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대선 때 입당하려고 했는데, 제 고문변호사인 진선미 의원이 ‘지금이 너무 어려우니 도와달라’고 해서 (지금 입당하는데) 한마디로 오케이했다”고 했었다.손 의원이 국회에 입성한 후인 5명의 지지자가 각각 500만원을 냈다. 2017년엔 그 숫자가 8명으로 늘었다. 이들 8명 중엔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도 있다. 주 전 사장은 최근 손 의원 논란이 벌어진 후 페이스북을 통해 손 의원을 지원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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