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베네수엘라 외교관 철수명령…"미국인들 출국 고려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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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 진압하는 경찰. [EPA=연합뉴스]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 진압하는 경찰. [EPA=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정국이 혼돈사태로 이어지자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 주재 외교관들을 불러들이고 자국민에게도 출국을 권고했다. 앞서 지난 23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과의 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72시간 안에 모든 외교관을 철수하라고 요구한 데 따른 조치다.

AFP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24일(현지시간) 공지문을 통해 “긴급하지 않은 미 정부 직원들에게 베네수엘라를 떠날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다만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미국대사관에 최소한의 필수 인력을 남겨 대사관을 유지할 방침이다.

아울러 국무부는 베네수엘라에 거주하는 자국민들에게도 출국을 권유했다. 국무부는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에 있는 미국 시민들에게 긴급 서비스를 제공할 역량은 제한적”이라며 “베네수엘라를 떠날 것을 강력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베네수엘라에서는 마두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민간 인권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산발적으로 이어지는 시위 등으로 24일까지 26명이 사망했다.

반정부 시위가 연이어 발생하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권력 강탈자가 집권하면 국회의장이 국가 지도자가 된다’는 헌법 조항을 근거로 임시대통령을 자처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과이도 의장을 국가수반으로 인정하고, 그의 요청에 따라 2000만달러(약 226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약속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한 데 반발해 미국에 있는 자국 대사관과 영사관을 먼저 폐쇄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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