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풀렸나…한국 방문 중국인 1년새 60만명 늘었다

중앙일보

입력

5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5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1년새 중국인 입국자 14.5% 증가 

지난해 관광이나 단기방문 목적 등으로 한국에 들어온 중국인이 500만명을 넘어섰다.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14.5%가 증가한 수치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도입 여파로 불었던 중국의 한한령이 해제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법무부는 지난해 출입국자가 8890만8422명으로 2017년(8040만7702명)보다 10.6% 증가했다고 21일 밝혔다. 2010년 4000만명을 넘어선 뒤 8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8890만명은 국민과 외국인 출입국자를 모든 합친 수치다.

지난해 중국인 입국자는 503만명으로 전체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해 다른 국적과 비교했을 때 가장 많았다. 중국인 입국자는 전년도와 비교해 2018년 한 해 동안만 63만여명이 늘었다. 외국인 입국자를 국가별로 보면 일본 297만명(19.0%), 대만 114만명(7.3%), 미국이 106만명(6.8%)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서울 경복궁 관람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을 찾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서울 경복궁 관람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드 보복 조치 해제로 중국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늘면서 외국인 입국자와 출국자를 합한 출입국자 수는 3105만명을 기록했다. 외국인 출입국자가 3000만명을 넘긴 건 역대 두 번째다. 외국인 출입국자는 2016년 3467만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사드 배치 등의 여파로 2017년에는 2696만명으로 내려앉은 바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사드 여파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거의 없어졌다시피 했다가 지난해 중국 내 대도시 등에서 한한령을 해제하면서 다시 늘어나는 추세”라며 “개별적으로 한국에 오는 관광객과 단체 관광객이 모두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예멘 난민 여파, 외국인 체류 가장 큰 폭 증가한 곳은 제주

단기 방문 외국인뿐 아니라 취업이나 유학을 목적으로 장기체류하는 외국인도 늘고 있다. 90일 넘게 한국에 머물고 있는 장기체류외국인은 168만7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65.5%에 달하는 110만여명은 일자리가 집중된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지만 지난해에는 제주 지역의 장기체류외국인이 크게 증가했다.

제주에 입국해 난민신청한 예멘인들. [뉴시스]

제주에 입국해 난민신청한 예멘인들. [뉴시스]

예멘 난민 무더기 입국 여파로 제주도 내 장기체류외국인은 전년 대비 13.9%(3443명)가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제주도에 장기체류 중인 외국인은 2만8172명이다. 주민등록 기준 제주도 인구는 66만7000여명이다. 또 국내 공항 중 제주공항이 가장 높은 출입국자 증가율을 기록했다. 제주공항을 이용한 출입국자는 194만명으로 전년 대비 49.2%(64만명)가 증가해 증가율로 비교했을 때 인천공항보다 5배가량 높았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에 들어온 예멘인 484명 난민신청을 했다. 법무부는 이 중 2명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412명에 대해서는 인도적 체류 허가를 결정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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