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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보다 소중한건 없다"…벤투, 펩-클롭과 신념 같다

중앙일보

입력

16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중국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교체된 이청용을 안아주고 있다.[연합뉴스]

16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중국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이 교체된 이청용을 안아주고 있다.[연합뉴스]

"가족보다 소중한건 없다."

이청용, 여동생 결혼식 위해 일시귀국 #아시안컵 19일 하루만 훈련불참 #펩, 미숙아 아들 둔 실바에 휴가 #클롭, 딸수술 앞둔 로브렌 배려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의 신념이다. 파울루 벤투(50·포르투갈)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생각도 똑같았다.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고 있는 2019 아시안컵에 출전 중인 한국 미드필더 이청용(31·보훔)은 여동생 결혼식을 위해 잠시 한국에 다녀온다. 이청용은 19일 서울에서 열리는 여동생 결혼식 참석을 위해 19일 새벽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벤투 감독은 22일 바레인과 16강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판단 하에 흔쾌히 한국행을 허락했다. 이청용은 19일 훈련 한차례만 불참한 뒤 20일 두바이로 돌아와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한국 특유의 조직적인 문화에서 흔치 않은 사례인데, 벤투 감독이 고정관념을 깼다. 벤투 감독은 훈련 중에도 완벽함을 추구하지만, 인간적으로는 좋은 사람이었다.

잉글랜드 맨체스터시티의 다비드 실바와 그의 아들. [실바 인스타그램]

잉글랜드 맨체스터시티의 다비드 실바와 그의 아들. [실바 인스타그램]

유럽축구에서는 결혼, 출산 등을 이유로 선수를 배려하는 경우가 많다. 맨시티의 과르디올라 감독은 시즌 중 미드필더 다비드 실바에게 시즌 중인데도 수시로 휴가를 줬다. 2017년말 미숙아로 태어난 아들 마테오를 돌보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여겼다.

리버풀의 클롭 감독은 2016년 2월 유로파리그 아우크스부르크와 16강전을 앞두고 데얀 로브렌을 명단에서 제외했다. 로브렌의 딸이 수술을 받아야하는 상황이었다. 클롭 감독은 로브렌에게 "크로아티아에 가서 딸 곁에 있어줘라"고 말해줬다. 돌아온 실바와 로브렌은 혼신의 힘을 다해 뛰며 감독에 보답했다.

지난해 11월 호주와 평가전에서 이청용에게 작전지시하는 벤투 감독.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호주와 평가전에서 이청용에게 작전지시하는 벤투 감독. [연합뉴스]

이청용 측근은 "청용이는 여동생을 끔찍히 아낀다. 작은식당에서 가족과 직계친척들만 모여 작은 결혼식을 갖는다. 중요한 시기에 잠시 자리를 비워 팀과 감독, 축구팬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국내 네티즌들도 "한번 뿐인 여동생 결혼식 많이 축하해주고 돌아와 좋은경기 부탁한다"고 응원했다.

이청용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필리핀과 1차전에서 교체투입돼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한 뒤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2선 공격수로 출전해 헌신적으로 뛰고 있다.

두바이=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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