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워싱턴발 ‘낭보’ 기다리며 기대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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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금명간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워싱턴발 낭보가 전해지길 기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도 공식일정 안잡아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지난해 9월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문 서명식을 마친 후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왼쪽)이 지난해 9월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문 서명식을 마친 후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중앙포토]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 도착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은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하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고위급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8일 “북·미 간에는 장소와 시기, 의제까지 모두 논의가 진행된 상태로 알고 있다”며 “예단할 수 없지만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공개일정을 잡지 않았지만 참모진을 통해 김영철 일행 방미 상황을 보고 받았다고 한다.

 청와대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김영철 부위원장 면담 직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발표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청와대 인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김정은 친서 등을 공개하지 않았냐”며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언제든지 발표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영철이 트럼프 대통령을 먼저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친서를 전달한 뒤 폼페이오 장관과의 후속 회담에서 2차 정상회담 세부사항을 논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2차 북ㆍ미 정상회담 개최 속보가 전해지는 대로 관련 논평을 낼 계획이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달 19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회 2차 회의를 하기 전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서훈 국가정보원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달 19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회 2차 회의를 하기 전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서훈 국정원장이 지난 주말 워싱턴을 비공개 방문한 것도 북·미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 원장 방미 여부에 대해 “고위 정보당국자 동선은 확인해주지 않는 게 원칙이자 관례이기 때문에 양해 바란다”고만 말했다. 전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에선 “북ㆍ미 간 진행 중인 2차 정상회담 논의 동향을 점검하고, 한ㆍ미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북·미가 비핵화와 상응조치에 대한 이견을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다. 문 대통령은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1차 북·미 정상회담이 추상적인 합의에 머물렀기 때문에 2차 정상회담에서는 그에 대한 반성에 입각해서 북·미 간에 서로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서 보다 좀 분명한 합의들을 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2차 북ㆍ미 정상회담 윤곽이 잡히면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논의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 때 “남북관계의 선순환을 위해서, 어떤 형태로든 남북 정상이 마주앉아서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공유하고 그에 따른 남북관계의 발전을 협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2차 북·미회담의 실제 성과가 나오기 전까진 김 위원장 답방문제를 전면에 내세우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의겸 대변인은 전날 “답방은 2차 북ㆍ미 정상회담 전에는 일체 논의를 하지도 않을 것이고 구상조차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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