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몽골 하늘길 넓어진다…대한항공 독점 30년만 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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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자료사진.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자료사진. [대한항공 제공]

인천과 몽골을 오가는 하늘길이 30년만에 넓어진다. 그동안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을 오갈 수 있었던 항공사는 대한항공, 몽골 미아트항공에 한정됐다.

국토교통부는 16∼17일 양일 간 서울에서 열린 한-몽골 항공회담에서 인천∼울란바토르 노선 운수권을 약 70% 늘리기로 합의하고 양국이 서로 1개 항공사만 취항하도록 한 규정도 제2 항공사가 취항할 수 있도록 바꿨다.

합의에 따라 이 노선의 공급 좌석은 기존의 평균 1488석에서 2500석으로 늘어난다. 현재 대한항공이 최대 주 6회 운항하는 이 노선에 2개 국적 항공사가 최대 주 9회까지 운항할 수 있게 된다. 현재 하루 2회인 운항횟수도 3회로 늘어난다.

양국은 이번 협상에서 부산∼울란바토르 노선 운수권도 기존 주 2회에서 3회로 늘리고 1회당 좌석 수 제한도 162석에서 195석으로 완화했다. 이에 따라 부산∼울란바토르 노선 총 운항가능 좌석은 324석에서 585석으로 약 80% 증가한다.

또 제3국 항공사도 코드셰어(code share:좌석공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을 오가는 승객들이 더 많은 선택권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미아트 몽골항공. [중앙포토]

미아트 몽골항공. [중앙포토]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15년 동안 무려 8차례나 결렬됐던 몽골과의 항공협상이 미래지향적인 결단으로 타결됐다"며 "그동안 높은 운임과 항공권 부족에 시달리던 국민들의 불편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다음 달 증가한 운수권을 배분하고, 3월 31일부터 시작되는 하계 시즌부터 제2 국적사 운항을 허용할 계획이다.

2003년부터 양국은 수차례 항공회담을 열어 운수권 확대를 논의했지만, 입장 차이가 커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은 항공권 가격이 지나치게 높고, 해마다 증가하는 항공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만성적인 항공권 부족에 시달렸다.

최근 몽골이 인기 여행지로 부각되면서 항공수요도 연평균 약 11% 증가, 작년에만 약 33만명이 인천에서 울란바토르를 다녀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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