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 협의체 2차회의 열어달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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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호 08면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홍영표 원내대표(왼쪽에서 셋째) 등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노영민 비서실장(맨 왼쪽)도 참석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홍영표 원내대표(왼쪽에서 셋째) 등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노영민 비서실장(맨 왼쪽)도 참석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올해 여·야·정국정상설협의체를 정착시키고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와 80분 동안 오찬을 함께하면서다. 이날 오찬에 당에서는 홍영표 원내대표와 서영교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 지도부가,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수현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 민주당 원내지도부에 요청 #분기마다 한 차례 회의 개최 방침 #야당과 소통 통해 협치할지 관심 #“민생·경제에 힘 쏟아달라” 주문 #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도 당부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홍 원내대표에게 “여·야·정국정상설협의체가 정착되고 활성화되면 협치가 제도화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도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며 “(지난해 11월) 1차에 이어 2차 회의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열어달라”고 요청했다고 권미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여·야·정국정상설협의체는 분기마다 한 차례 회의를 개최한다는 방침이어서 2차 회의는 다음달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또 민주당 원내 지도부에 “특히 민생과 경제에 활력이 생길 수 있도록 힘을 쏟아 달라”며 “권력기관 개혁을 위한 법과 제도를 완성하는 데에도 힘을 써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법안과 관련, 문 대통령은 “공수처 법안이 검찰개혁 법안이란 성격도 있지만 대통령 주변의 특수 관계자나 가족들의 권력형 비리를 감시하고 권력을 투명하게 하는 사정기구 측면도 있다”며 “그런 부분도 잘 살펴서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선거제 개혁에 대해서는 “국민의 뜻을 반영하는 선거법 개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한 의원들은 “대통령이 이번에 기자회견을 하니까 국민이 더 가깝게 느끼는 것 같다”며 “야당 의원들도 좀 적극적으로 만나면 좋겠다”고 건의했다고 한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적극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고 권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2기) 비서실 개편은 야당과의 소통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개편 취지도 직접 설명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교체를 통해) 정무적 기능을 강화하고자 했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청와대의 대야 접촉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홍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정책 홍보를 좀 더 시스템을 갖고 잘했으면 좋겠고, 장관들도 언론에 나와서 부처의 정책을 적극 홍보하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문 대통령은 “그래서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 그 역할을 맡도록 발탁했다. 상당히 그 부분을 독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 모두발언에서 “TV를 통해 홍 원내대표의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고 눈의 핏줄도 터진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 민주당 출신 장관들과 만찬=이르면 설 연휴 전에 개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는 민주당 출신 장관들과 만찬을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장관에 임명된 김부겸 행정안전부, 김영춘 해양수산부, 김현미 국토교통부, 도종환 문화체육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과 지난해 하반기 개각 때 임명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진선미 여성가족부, 이개호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선 노 실장과 강 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등이 배석했다. 김정숙 여사도 참석한 가운데 만찬은 관저에서 오후 6시30분부터 2시간 반 동안 이어졌다.

만찬 시작 전 장관들 사이에선 “이제 밥 먹고 (국회로) 가야 되겠다”하는 농담이 오갔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1기 때 들어온 분들이 이젠 지역구를 관리해야 할 상황이라 복귀를 바라는 듯한 얘기들을 많이 해왔다”며 “어쩌면 대통령을 모시고 저녁을 하는 마지막 자리일 수도 있는데 본인들이 홀가분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어제 개각 얘기는 일절 없었다”고 해명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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