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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5·4」시위 돌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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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경=양영훈·박병석 특파원】정부당국의 자제호소에도 불구하고 북경의 40여 개 대학 및 지방에서 가세한 대학생 등 10여만명이 4일 오전 8시를 기해 일제히 교문을 나서 행진하는 가운데 천안문 동쪽에 위치한 북경경제 학원 등 9개 대학선발대 1만여명이 오전 11시35분쯤 천안문입구에 설치됐던 경찰 저지선을 뚫고 천안문 광장에 집결했다.
이와 함께 북경대학 등 천안문서쪽에 위치한 18개 대학학생 2만여 명도 오후 1시30분 현재 천안문 광장을 향해 행진을 계속하고 있어 곧 선발대와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은 천안문으로 행진도중 2∼3차례 경찰 저지선의 제지를 받았으나 큰 충돌 없이 돌파, 행진을 강행하고 있다.
저지에 나선 경찰들은 곤봉 등 일체의 무장을 하지 않고 맨몸으로 학생들을 저지했으나 압도적인 숫자에 밀려 막지 못했다.
한편 학생들이 행진을 계속하는 동안 연도에 많은 시민들이 몰려나와 박수로 격려했으며 식빵·음료수·담배 등을 건네주기도 했다.
학생들은 대열을 이루지는 않았으나 비교적 질서정연한 가운데 행진했다.
이에 맞추어 상해·천진 등 중국의 각 지방도시 대학에서도 민주화 요구시위를 벌임으로써 시위사대는 점차 전국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북경 시 공안당국은 5·4운동 70주년 기념행사를 이유로 이날 오전 7시30분(현지시간)부터 천안문 일대에 통행금지 조치를 내리고 시위진압을 위해 수백 명의 경찰을 시위 진원지인 북경 대·북경사범대 주위에 포진시켰다.
북경의 자발적인 학생 조직인 「북경대학생 자치연합회」가 주도하는 이번 시위는 「후야오방」(호요방)전 총서기 사망이후 3번째의 대규모 시위로서 정확한 시위 참가자수는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학생지도자들은 지난달 27일의 규모를 능가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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