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김태우, 권한 남용 덮으려 한 것…우리는 과거처럼 권언유착 없다"

중앙일보

입력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 제기한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해 “자신이 한 행위 때문에 시비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권력남용을 주장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에 대해서는 “정책 결정과정을 잘 이해하지 못한 주장”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관련 사안을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다음은 국내 현안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발언록.

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기자회견을 열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10.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기자회견을 열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9.1.10. 청와대사진기자단

 -대통령이 야당 정치인이었다면 김태우ㆍ신재민이 외압을 받는 것에 대비해 변호인을 구성했을 거라고 확신한다. 이들의 행동에 대한 평가를 듣고 싶다.
 “역대 정부의 대통령과 주변, 특수관계자, 고위공직자들의 권력형 비리 때문에 국민에 준 상처가 얼마나 큰가. 앞의 두 정부 대통령과 주변이 재판을 받고 있다. 우리 정부에서는 과거처럼 실망을 줄만한 권력형 비리가 크게 발생하지 않아 특감반은 소기의 목적을 잘했다. 김 수사관이 제기한 문제는 자신이 한 행위를 놓고 지금 시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수사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에 가려지리라고 믿는다.”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전 청와대 감찰반원 김태우 검찰수사관이 10일 오전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출석했다. 뉴스1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전 청와대 감찰반원 김태우 검찰수사관이 10일 오전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출석했다. 뉴스1

 문 대통령은 신 전 사무관에 대해서는 “젊은 공직자가 자신의 판단에 대해 소신을 가지고 하는 것은 좋은 일이고 필요한 일”이라며 김 수사관과는 평가에 온도차를 보였다. 다만 신 전 사무관의 주장에 대해서는 “정책 결정 과정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신 전 사무관의 문제제기는 자기가 보는 좁은 세계 속의 일을 가지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책은 신 전 사무관이 알 수 없는 과정을 통해 결정된다. 결정 권한이 사무관이나 소속된 국에 있는데 상부에서 다른 결정을 강요했다면 압박이겠지만, 결정 권한은 장관에게 있다. 장관의 결정이 본인의 소신 있는 결정과 달랐다고 해서 잘못됐다고 말할 수 없다. 또 정책의 최종적인 결정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다.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하라고 국민이 대통령을 직접 선거한 것이다.”

지난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 동영상이 공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 동영상이 공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또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과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 등 언론인의 ‘청와대 직행’ 논란에 대해 “비판을 달게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지금 정부에는 권언유착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권력을 감시해야할 기자가 사표 수리 이틀도 안돼 권력의 중심에 들어왔다는 비판이 있다.
 “(두 사람은) 언론 가운데 아주 공정한 언론인으로서 사명을 다해 온 분들은 공공성을 살려온 분들이다. 권력에 야합하는 분들이 아니라 언론에서 공공성을 살려온 분들이 역시 공공성을 살려야 할 청와대에서 공공성을 지킬 수 있게 한다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일부 언론은 권언유착(勸言癒着)이 있었다. 정권은 언론에 특혜를 주고 언론은 정권을 비호하는 관계에서 권언유착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현직 언론인을 데려오는 것은 좋지 않다고 나도 비판을 했다. 그러나 그런 권언유착 관계는 지금 정부는 전혀 없다고 자부한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연합뉴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회견이 끝난 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윤 수석과 여 비서관은 평소 기사를 관심있게 지켜봐왔고 주변의 평판도 들어서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전혀 친분이 없고 1대1로 마주 앉아본 적이 없다"는 뜻을 추가로 알려왔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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